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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5장

비록 당시 일본에 있었을 때, 제국의 교체를 겪고 나서 불운의 상징으로 여겨졌지만, 몇몇 열성적인 신자들의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말 한마디로 세상을 움직이는 신이었다. 그들은 인간 세상에서 소녀를 숭배했고 수많은 대인물이 소녀를 부활시키고 신력을 빌려 일을 하고자 했다! 소녀는 어떤 수행자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하지만 앞에 있는 이 남자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왜 그녀가 가장 큰 원한을 품은 긴 머리카락이 남자의 팔에 박혔는데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가! 그리고 저승으로 돌아간 망령들은 왜 이렇게 남자를 무서워하는가?! 한 번도 싸워보지 않고 도망가다니! 그들은 분명 소녀와 계약을 맺었었다! 목각 인형은 이해할 수 없었다. 상황은 이미 소녀의 예상을 넘어섰다. 소녀는 한 번도 누군가가 자신을 진정으로 해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소녀는 일본의 크고 작은 사건을 겪었고 다만 유씨 가문에 의해 멀리 바다를 건너 한국으로 오게 되었다. '절대 이렇게 사라질 수 없어!' 목각 인형은 눈동자를 돌렸다. "어쩌면 너도 새로운 육체를 원할지도 모르겠군. 저 여자가 괜찮아! 네가 나랑 거래만 해준다면 저 여자도 너한테 줄 수 있어. 그리고 유지로의 행동도 네가 결정할 수 있어." "넌 알아야 해, 지금 한국에서는 일본인의 말이 마치 성지와 같다는 것을!" "네가 원하는 무엇이든 내가 줄 수 있어..." 남자는 목각 인형의 말을 더 듣기 싫은 듯 창백한 손에 힘을 주었다. '딱' 소리와 함께 남자는 손안의 목각 인형을 부쉈다. "내가 원하는 걸 네가 걱정해? 장난감에 불과한 네가, 말이 많군." 남자가 말할 때 태연하게 얇은 입술을 불어 모든 것이 재가 되었다. 비록 병약해 보였지만 주위에는 검은 안개가 뒤덮여 있었다. 마치 그 안개가 남자에게서 나온 것처럼 보였다. 수많은 망령을 사이에 두고 진희원은 남자의 눈과 마주쳤다. 그 사람의 눈은 전혀 변화가 없었다. 깊고 고요한 눈이었다. 남자는 낮게 웃는 듯 말했다. "놀랐어요?" 진희원은 실험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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