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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장 최 씨 가문이 망신을 당하다

스스로 자신의 가방을 챙기던 진희원이 말했다. “아니에요. 진료 도구들이라 제가 직접 들면 되니까 번거롭게 그럴 필요 없어요. 두 분은 볼 일 보세요.” 그녀는 할머니가 얘기한 오래된 친구분의 손자를 만나야 하기 때문에 요란하게 그럴 필요 없었다. 경호원들은 예의 바르게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더 이상 봐줄 수가 없었던 최지윤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 “초대장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인도 안 해요?” “혹시 잘못 보신 거 아니에요?” 이윤아는 누구보다 더 크게 소리쳤다. 그녀는 진희원이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절대 진짜 초대장일 리 없다고 생각했다. 아랫입술을 깨물던 김혜주는 이윤아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엄마, 여기는 윤 씨 가문이에요.” 그제야 이성을 되찾은 이윤아는 더 이상 경호원과 맞서지 않았다. 김혜주의 말처럼 여기는 윤 씨 가문이었기에 경솔하게 행동하면 안 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장남준은 문지기나 하고 있는 경호원들을 무시했다. “당신들, 이런 사기꾼을 들여보냈다가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어떻게 책임질 거야?” 경호원들은 그를 무시한 채 묵묵히 자신들의 업무에 집중했다. 화가 난 장남준은 경호원들에게 손가락질하며 말했다. “사람 말이 안 들려? 저년은 사기꾼이라고? 의료사고로 사람을 죽게…” “경고하는데 그 손 내리시죠.” 경호원의 눈빛이 확 바뀌더니 경고를 날렸다. 하지만 장남준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은 채 계속 말했다. “배운 게 없으니 사람 말도 못 알아듣고…” 뚝! 경호원이 눈을 치켜뜨는 순간 손가락이 부러진 장남준이 비명을 질렀다. “감히 윤 씨 가문에서 소란을 피우는 자는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경호원의 굵직한 목소리에 안으로 들어가던 진희원도 돌아보았다. 그러자 경호원들은 바로 인상을 펴면서 말했다. “시끄럽게 해서 죄송합니다. 저희가 지금 바로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경호원이 휘파람을 부는 순간 검은 옷을 입은 서너 명의 남자가 나타나더니 장남준을 들고 사라졌다. “선생님, 선생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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