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6장 차 안에서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진희원의 눈에 난폭한 기운이 맴돌았다. 그 기운으로 인해 이상한 생각이 자꾸 들었다. 예를 들면 검은 연기가 맴도는 윤성훈의 매혹적인 목을 깨물고 싶은 충동이 들었던 것이다. 진희원은 예전에 물어놓은 적이 있었다. 윤성훈의 싱긋한 체향과 잘생긴 얼굴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다. 윤성훈은 분명 팔자가 좋고 공덕이 더해져 편한 삶을 이어갈 수 있었지만 업장의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진희원은 자신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저도 모르게 윤성훈의 목을 살짝 깨물었다. 윤성훈의 숨결이 진희원의 마음을 진정시켜 주는 것 같았다. 진희원은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목을 깨물자 하얗게 질린 얼굴에 핏기가 돌았고 진희원은 미소를 지었다. ‘성훈 씨는 왜 검은 정장에 하얀 셔츠를 입은 거지? 이렇게 귀티나는한 얼굴에는 빨간 두루마기가 잘 어울리거든.’ 진희원은 갑자기 익숙한 느낌이 들더니 새로운 기억이 떠올랐다. ‘무언가를 길렀다고? 그럴 리가 없어. 내 기억이 아닐 거야.’ 윤성훈이 진희원을 떼어내려고 하자 더 바싹 붙었다. ‘내 예비 신랑을 깨무는데 뭐가 어때서?’ 천도의 기운은 풍수사의 기력을 회복하는 영약이었다. 기운에 피비린내와 살기가 섞여 있었지만 진희원이 수도를 하지 않는 이상 순한 기운이 아니더라도 상관없었다. 진희원은 윤성훈이 도망가지 못하게 손목을 꽉 잡았다. 윤성훈이 진희원을 여린 소녀라고만 여겼었는데 진희원의 당돌한 모습에 깜짝 놀랐다. 윤성훈은 씩 웃더니 진희원의 뜻에 따라 몸을 맡겼다. ‘희원 씨의 히스테리를 치료할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을 바칠 수 있어.’ 윤성훈의 귀한 몸에 아무나 손을 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진희원은 예외였다. 윤성훈은 진희원의 머릿결을 쓰다듬으며 미소를 지었다. ‘곧 도착할 것 같은데.’ 윤성훈의 생각대로 목적지 앞에서 차가 멈추었다. 그들이 탄 밴은 운전석에서 뒷좌석이 보이지 않는다. 또한 기사는 암묵적인 규칙에 따라 윤성훈의 허락 없이는 듣지도, 보지도 않았다. 동전 안에 숨어있던 원아가 깜짝 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