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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장 여러 신분을 소유한 진희원

“아니거든!” 박현규는 경주의 ‘정보통’이라고 불렸다. 정보를 수집하는 것에 능하기 때문이다. “진씨 가문에 돈이 넘쳐나도록 많은 건 사실이잖아. 그 가문에서 찾는 딸이 보스라서 다행이지, 다른 사람이라면 호랑이 굴을 제 발로 들어가는 거나 마찬가지야.” 진희원은 태연하게 말했다. “됐고, 내가 말한 사람에 관해서 알아봤어?” “서울 오 사장은 삼대가 골동품을 파는 상인이야.” 박현규가 재빨리 말을 이었다. “물론 진짜 신분은 아니고. 오 사장의 할아버지가 남파 도둑인데, 예전에 다른 사람의 묘지를 판 적도 있대. 오휘정의 제의로 오씨 가문 전체가 골동품을 파는 상인 행세를 했다나 봐. 다른 사람들이 회수하지 못할 물건까지 받아 가면서 해외까지 손을 뻗게 되었어. 지금 검색할 수 있는 전시회는 전부 경주시에서 열려.” 진희원이 계속해서 물었다. “다른 사람들이 회수하지 못한다는 건 뭐야?” “땅에서 파낸 물건일 거야.” 박현규는 목소리를 낮췄다. “보스, 아직도 땅에서 파낼 수 있는 게 있을까? 있어도 전부 정부에 바쳐야 하지 않아?” 진희원이 손가락으로 자옥 펜던트를 만지며 말했다. “계속 주시해. 오휘정이 언제 귀국하는지 알아봐. 한번 만나봐야겠어.” “알겠어.” 박현규는 추적 시스템을 이용해 조사하기 시작했다. 진희원은 전화를 끊으려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학교 다니는 문제에 관해서는 걱정하지 말라고 할아버지한테 전해줘. 이번 달에 할머니랑 경주시에 갈 거야. 한옥으로 알아봐.” “한옥? 보스, 진씨 가문에 들어가지 않을 생각이야?” 깜짝 놀란 박현규와 달리 진희원은 평온하게 대답했다. “호랑이 굴이라며? 내가 거길 왜 가?” “받아야 할 돈은 받아야지.” 박현규는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보스는 호랑이도 때려잡는 사람이니 두려워할 것도 없어!” 진희원이 피식 웃었다. “관심 없거든? 널찍한 한옥으로 찾아줘. 작은 건 지석이가 싫어할 거야.” “나한테 맡겨!” 박현규는 저절로 콧노래가 나왔다. ‘역시 보스는 너무 멋있어. 세상 사람이 모두 진씨 가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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