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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장 할아버지와 손녀의 만남?

윤성훈은 진상엽이 진상철 때문에 온 줄 알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진상철은 용머리 지팡이를 짚고 빠른 걸음으로 들어왔다. 흰머리와 어깨에는 빗방울이 맺혀 있었다. 지금의 진상철은 평소와 달리 고귀함이 사라졌고 온화한 모습은 그대로 이지만 더 많은 것은 그의 기대 섞인 눈이었다. 윤성훈이 다가가 인사하려고 할 때 진상철은 그를 넘어서 부드러우면서도 간절한 눈빛으로 진희원을 보았다. 진상철의 목소리는 무겁고 떨렸다. “영이아, 할아버지가 드디어 너를 찾았어.” 탁! 진상철을 위해 수저를 놓던 윤성훈은 진상철의 말을 듣고 순간 동작을 멈췄다. 아름답고 고귀한 얼굴에는 보기 드문 표정이 나타났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여전히 아무 반응 없는 누군가의 얼굴을 보았다. ‘영이라고? 얼굴도 보지 못한 그 약혼녀가 진희원이었어?’ 윤성훈은 미간을 찌푸렸다. ‘내가 방금 뭐라고 한 거야?’ ‘약혼을 깼으니 신경 쓰지 말라고?’ 윤성훈은 손에 든 대나무 젓가락을 꽉 쥐면 눈빛이 흐려졌다. 진상철이 진희원을 향해 걸어갔다. 그의 눈에는 지금 온통 진희원 뿐이다. “할아버지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잘 컸어.” 진상철은 목이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유괴당했을 때 할아버지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고 계속 악몽을 꿨어. 네가 굶을까 봐, 아플까 봐... 정말 하늘이 날 도왔어, 네가 이렇게...” 마지막 ‘살아있어줘서’라는 말은 참아 꺼내지 못했다. 진상철은 정말 손녀가 이세상을 떠났을까 봐 많이 걱정하였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소식이 있으면 어디든지 달려갔다. 비슷한 나이 애들이면. 심지어 강가에 가서 시체를 확인하기도 했다. 가끔 진상철은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자신을 위로하였다. 소식이 없다는 건 아직 살아있다는 증거이니까. 너무 바짝 쫓아가서 인신매매범이 과격한 행동을 할까 봐 정말 두려워했다. 진상철은 조심스레 손을 내밀고 진희원의 얼굴을 만지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영이야, 이젠 괜찮아, 할아버지가 왔어.” 이런 감정을 두고 진희원은 진상철을 외면하지 않았다. 그러나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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