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99장 누구를 선택할 거야
소년이었던 윤성훈은 그렇게 나무 아래 서서 멀리 정자에 있는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소년은 두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았다.
그의 신분으로 다른 사람들과 깊이 엮이는 건 좋지 않았다.
게다가 선문 사람들은 진희원이 축복받지 못한 땅에서 데려온 남총이 소년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니 소년은 세가 출신의 남자보다 가치가 없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진희원의 시중을 드는 종이었다.
소년은 경멸 어린 미소를 지었다. 그의 검은 눈동자는 한없이 차가워졌지만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다.
눈처럼 흰옷을 입은 진희원은 값비싼 옷을 입은 남자와 마주 앉고 있었다.
그녀는 미소를 머금은 채 주전자를 들어 남자에게 차를 따라주었다. 무슨 얘기를 한 건지 남자는 얼굴이 붉어지면서 애정 어린 눈빛을 해 보였다.
봄바람에서 복사꽃 향기가 느껴졌는데 소년은 그 향기가 코를 찌르는 것만 같았다.
소년은 고개를 숙여 자기가 딴 과일을 바라봤다. 진희원에게 줄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맛없게 느껴졌다. 과일의 쓴맛이 목을 통해 마음속까지 전해지는 듯했다.
소년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진희원의 능력을 알고 있었다.
축복받지 못한 땅에서 진희원은 소년을 데리고 산으로 올라가려고 많은 말들을 했었다.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세가 출신의 자제라면 그녀의 말에 얼굴을 붉힐 수도 있었다.
그러나 진희원은 얼마전 소년에게 그뿐이라고 했었다.
그런데 그녀는 지금 세가 출신의 자제에게 똑같은 수법을 쓰고 있었다.
역시 듣기 좋은 말은 쉽게 믿어서는 안 됐다.
소년은 그런 생각이 들자 바위로 된 탁자에 과일을 던져주고 자리를 뜨려고 했다. 그런데 몸을 돌린 순간 등 뒤에서 진희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성훈 씨, 어디 가요? 이리 와요.”
소년은 걸음을 멈추었지만 고개를 돌리지는 않았다. 확실히 남총 같지 않았다.
그는 이런 상황이 마뜩잖았다.
“어떻게 된 거예요?”
진희원은 치맛자락을 휘날리면서 빠르게 다가갔다. 그녀는 손을 뻗어 소년의 손목을 잡았다.
“왜 그래요? 누가 화나게 했어요?”
진희원은 이런 상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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