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04장 그곳을 떠난 이유
진희원은 뱀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진희원에게 동물과 얘기를 나눌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수련을 통해 영성을 얻으면 원래 인간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뱀이 괜히 쓸데없이 입을 열 이유는 없었다.
뱀이 사람 말을 한다면 바로 실험실에 잡혀가서 실험을 당하거나, 신으로 떠받들어지기보다는 잡혀가서 먹힐 가능성이 훨씬 더 컸기 때문이다.
진희원은 헬멧을 벗어서 오토바이에 내려놓은 뒤 한 발로 땅을 짚고서 시선을 돌렸다.
“여기 온 적 있어?”
검은 뱀은 감히 거짓말을 할 수가 없었다. 윤성훈이 가까이에 있으니 무척 두려웠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전 예전에 이곳 수역을 관리한 적이 있습니다.”
검은 뱀은 진희원에게 말을 하면서 예를 갖추었다.
진희원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이곳의 영기는 예전만큼 풍부하지는 않았다. 진정한 용이라면 큰 강이나 넓은 바다, 또는 신비로운 산골짜기 속 심연, 예를 들면 신용수에만 존재했다.
그러나 이무기에게 수역을 맡긴다는 것은 조금 이상한 일이었다.
기록에 따르면 오직 용만이 날씨를 통제하거나 수역을 관리할 수 있었다.
용은 천도에 순응하여 태어난 존재이며 반드시 천도에 따라야 했기에 이런 황당한 일을 저지르면 벌을 받게 된다.
여준이 용을 베었다는 전설이 있다.
자신의 능력을 지나치게 믿었던 용왕이 점쟁이와 날씨 변화를 놓고 내기를 벌였는데, 용왕이 내기에서 이기기 위해 천도의 법칙을 무시하고 멋대로 날씨를 조종하는 바람에 홍수가 나고 비바람이 부는 탓에 백성들이 겁에 질렸었다.
그때 용왕은 그 점쟁이가 바로 천도 그 자체였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용왕은 천도가 여준에게 자신을 죽이라고 했다는 걸 알고는 인간의 형태를 하고서 천자를 찾아가 애원했고 여준이 천자의 체면을 봐서라도 자신을 살려주기를 바랐다.
천자는 용왕이 부탁한 대로 여준을 붙잡아두었지만 천자와 여준이 바둑을 놓고 있을 때, 여준이 잠깐 조는 사이에 용왕을 처단했다고 한다. 그것이 바로 여준이 용을 베었다는 전설이었다.
어떤 이야기들은 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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