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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4장 수상한 점들

이재운은 이때 다른 얘기를 할 여력이 없었다. 그는 한참을 생각했고 심지어 머리까지 벅벅 긁었지만 그 친구는 정작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만 기억날 뿐, 특징은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그... 목소리를 들어보니 나이가 아주 많은 것 같았어요. 맞아요. 그리고...” 더 구체적인 것은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다. 이재운은 당황스러웠다. “왜 그의 모습이 기억나지 않는 걸까요? 몇 번이나 만난 적이 있는데 말이에요.” 옆에 있던 사람들은 그에게 애원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기억나지 않는다니, 그런 황당한 거짓말을 왜 한단 말인가? “이재운 씨, 이 지경이 됐는데 더는 숨기지 말고 솔직히 얘기해요. 저희가 이렇게 부탁할게요.” 사람들은 얼굴이 하나같이 창백했다. 그들은 자기들에게 불똥이 튈까 봐 두려웠다. 만약 정말로 반역죄가 인정이 된다면 그들의 아들과 손주는 어떻게 한단 말인가? 반역죄는 절대 작은 죄가 아니었다. 이재운은 손에 땀이 났다. 그는 안경을 벗더니 두 손으로 머리를 부여잡으며 작게 읊조렸다. “숨기려는 게 아니라 정말 기억이 안 나요. 저도 떠올리고 싶다고요.” “이상해요. 너무 이상해요.” 이재운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비서, 제 비서가 그를 만난 적이 있어요. 장 비서!” “네, 네. 왔습니다.” 문밖에 있던 사람이 서둘러 들어왔다. 이재운은 마치 구세주를 본 듯한 얼굴이었다. “우리랑 같이 게를 먹었던 그 사람 기억해? 어떻게 생겼어?” “그, 그게...” 장 비서는 말문이 막혔다. 그는 확실하지 않은 어조로 말했다. “남자였고 나이가 아주 많은 것 같았어요. 맞아요. 목소리를 들으니까 그런 것 같았어요. 그리고...” 그는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런 증언은 있으나 마나였다. 논리적으로는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이재운도, 이재운의 비서도 상대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니. 만약 상대가 일부러 가렸다면, 매번 만날 때마다 안경을 쓰거나 모자를 써서 그들의 판단에 영향을 줄 수도 있었다. 장 비서와 이재운은 상대가 뭘 어떻게 해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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