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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6장 악

오정택은 그녀가 이렇게 많은 걸 조사했을 줄은 몰랐다. 왜 진희원은 그를 바로 체포하지 않은 걸까? 진희원은 그의 생각을 꿰뚫어 보았다. “평범한 경제범죄는 당신 같은 사람들에게는 너무 자비롭죠. 오 비서님, 그러면 이제 오 비서님의 선생님을 보러 갈까요?” 진희원은 그렇게 말하면서 손가락을 딱 튕겼다. 그러자 문이 열렸다. 모든 대화를 들은 채신우는 오정택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조금 전까지 너무 화가 난 나머지 몸을 부들부들 떨던 그에게 드디어 입을 열 기회가 생겼다. 그는 더는 참지 못하고 크게 외쳤다. “이 배은망덕한 놈. 나 아니었으면 넌 평생 그 시골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거야. 지금 자리까지 올라오지도 못했을 거고. 그런데 모든 걸 내 잘못으로 돌리려고 해?” 오정택은 그 말을 들은 순간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 진희원을 바라본 그는 뒤늦게 자신이 농락당했음을 깨달았다. 진희원은 그에게 시선을 주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채신우는 여전히 욕하고 있었다. 평소 온화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이 지경까지 왔으니 오정택도 더는 채신우의 성질을 받아줄 이유가 없었다. 최대한 죄명이 적어야 처벌도 덜 받을 수 있었다. 오정택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제가 한 말은 모두 사실이지 않습니까? 그동안 당신은 목숨을 연장하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을 죽였죠. 그걸 제가 굳이 얘기해야 하나요? 서울에 있을 때부터 당신은 피를 바꾸려고 온갖 수단을 동원했고 이번에는 피를 바꾸려고 몇 번이나 남쪽 상회를 얼른 손에 넣으라고 절 재촉했죠.” “닥쳐!” 고함을 지른 채신우의 목에 핏대가 서 있는 것이 보였는데 살짝 검은색처럼 보였다. 오정택은 더는 채신우가 두렵지 않았다. “당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제 사무실 서랍을 뒤져보면 기록이 있어요. 그동안 당신이 피를 바꿀 때마다 제가 그 일을 책임졌죠. 서울의 최씨 가문을 잊은 건 아니겠죠?” 채신우는 예전에 오정택이 꽤 똑똑한 충견이라고 생각했다. 오정택은 확실히 똑똑한 편이었다. 다만 채신우는 그의 똑똑함으로 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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