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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2장 반전

‘잠깐.’ 가면을 쓰지 않은 소녀의 모습은 눈에 아주 익었다. 여자는 고개를 숙이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녀가 떠올리기도 전에 옆에서 누군가 헛숨을 들이키며 말했다. “현성의 윤씨 가문 가주가 왜 여기 있는 거지?” “윤씨 가문 가주가 까마귀 씨였다고요? 두 사람 한 패였던 건가요?” 재벌에도 급이 있었다. 예로부터 윤씨 일가 같은 가문을 건드리는 사람은 없었다.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조금 전까지 건방을 떨던 재벌들은 윤성훈에게 다가가서 그의 연락처를 얻어 앞으로 협력할 기회를 엿보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들은 완전히 넋이 나갔다. 진희원은 그들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을까 봐 손을 들어 자신의 원래 모습을 드러냈다. 여자는 소녀의 움직임에 깜짝 놀랐다. 다시 그녀를 보았을 때 여자의 눈동자에 질투가 비쳤다. 진희원의 외모는 사악하면서도 아름다웠고, 여자로서 한 번 보면 절대 쉽게 잊히지 않는 얼굴이었다. 특히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 위, 왼쪽 눈가 아래에 눈물점이 하나 있어서 시선을 내려뜨려서 사람을 바라볼 때는 아주 멋지면서도 매혹적이었다. “자, 이제 다들 얘기해 보시죠. 체포된 뒤에 뭘 원하시는지 말이에요.” “인맥을 쓸 건가요? 아니면 돈을 쓸 건가요?” 진희원은 자옥을 만지작거리면서 웃어 보였다. 그러나 조금 전까지 소란을 벌이던 재벌들은 모두 단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한기를 느꼈다. ‘저, 저 사람이라니!’ ‘체포됐다고 하지 않았나?’ ‘죄를 자백하고 갇힌 상태라고 들었는데!’ ‘그런데 왜 여기 있는 거지?’ ‘그리고 조금 전에는 그저 평범한 경매품이었는데, 설마 그때 다른 사람으로 위장했던 걸까?’ 게다가 이번 임무를 담당한 담당자라니. 재벌들의 동공이 떨렸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아무도 진씨 일가에 이런 인맥이 있다고 말한 적이 없었다. 아니, 아마 사업가들 전부, 남쪽 상회 그리고 예전에 진경식이 남겼던 오래된 저택에 있는 사람들도 진씨 일가가 시골에서 데려온 손녀에게 이런 신분이 있다는 걸 모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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