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51장 노인을 찾아야 해
진희원은 고개를 들어 조각들을 바라보았다.
기록에 따르면 구룡탈적, 즉 아홉 명의 황자가 황위를 다투기 위해서는 진법이 필요했다.
많은 이들이 한 사람의 영혼을 다른 사람의 몸으로 옮기는 것이 아주 쉬운 줄 알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혈연관계가 아니라면, 또는 여재준처럼 아주 보기 드문 순음지체라 도를 닦기 적합한 게 아니라면 영혼을 다른 사람의 몸으로 옮기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었다. 진법 안에 있던 그 사람의 방식대로라면 분명 자신에게 더 적합한 몸을 찾았을 것이다. 그리고 구룡탈적의 진법을 이용해서 새로운 몸으로 옮겨갔을 것이다.
이 피가 바로 그 관건이었다.
진희원의 눈빛이 살짝 어두워졌다. 그것은 평범한 피가 아니었다. 사람이 살아있을 때 흘린 피와 죽은 뒤에 흘러나온 피는 완전히 달랐다.
이곳에 있는 건 산 사람의 피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 출처를 찾을 수가 없었다. 이곳은 이미 버려진 데다가 그 사람이 여기에 있을 리도 없었다. 게다가 온도가 낮아서 여씨 일가 어르신의 사망 시점을 판단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아마 3일은 훨씬 지났을 것이다. 그때 이미 그 사람은 다른 사람의 몸으로 옮겨 갔을 것이다.
진희원은 발치에 놓인 시체를 보았고, 눈빛이 어두워진 채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이내 상대방이 전화를 받았다.
“희원 누나, 저예요. 할아버지를 찾은 거예요? 희원 누나, 저 요즘 계속 악몽을 꿨어요. 어렸을 때 일이 꿈에 나타났어요. 전 누나 말대로 계속 형과 연락해 보려고 하고 있어요.”
여재준이었다. 그의 말투는 예전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진희원은 목소리를 낮추었다.
“잠시 뒤에 내가 말한 주소로 한 번 가봐요. 그리고 만약 여재민 씨에게서 연락이 온다면 곧바로 나한테 연락해요.”
“왜요?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거예요?”
여재준은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진희원은 시선을 내려뜨렸다.
“어르신께서 돌아가셨어요. 이유는 만나서 얘기해줄게요.”
여재준은 오랫동안 대답이 없었다.
그리고 곧 미처 참지 못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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