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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2장 감염병

김혜주는 갑자기 멈추면서 경계 태세를 취했다. 그녀는 자신이 이렇게 많은 걸 얘기할 줄은 몰랐다. 진희원이 물은 건 여씨 일가에 관한 일이었다. 따지고 보면 진희원이 여씨 일가에 관심을 가질 이유는 없었다. 김혜주의 시선이 이리저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실 거짓말을 하고 싶었으나 진희원이 피식 웃음을 터뜨리자 두려움이 생겼다. 김혜주는 몸을 흠칫 떨더니 더는 수작 부릴 생각을 하지 못했다. 특히 상대를 꿰뚫어 볼 듯한 진희원의 눈빛을 마주한 순간 김혜주는 겁이 덜컥 났다. “여씨 일가는 사실 눈에 띄지 않는 작은 가문이었어. 언니도 알다시피 경주에서 여씨 일가는 별 볼 일 없는 가문이야. 그냥 그런 가문...” 김혜주는 긴장한 듯 입술을 깨물었다. “여씨 일가는 지난 생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가문이야. 진씨 일가가 무너진 뒤 여씨 일가는 진씨 일가를 인수했고 줄곧 온화하게 굴어서 아무도 여씨 일가를 위협으로 생각하지 않았어. 그러다가 경주가 어느 정도 안정된 뒤 여씨 일가가 갑자기 전면적으로 남쪽 시장을 노리기 시작하면서 시장을 넓혀 가더니 결국에는 국내외 최대 물자 공급업체가 되었고 특히 의료 분야에서 탁월했어.” 진희원은 그 말을 듣고 시선을 들었다. “의료?” “응.” 김혜주는 잠깐 망설였다. 진희원은 뒤에 있는 총을 든 소녀를 보라는 듯 눈치를 줬다. 김혜주는 눈을 질끈 감더니 모든 걸 다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약 3, 4개월 뒤 우리 한국에 감염병이 터졌어. 호흡기를 통해서 전염될 수 있는 감염병이었는데 동물에게서 기인한 거래. 그때 한국 전체가 혼란에 빠졌어. 사망자는 셀 수 없이 많았고. 사람들은 모두 재택근무를 하면서 생활했어. 그 바이러스를 치료할 수 있는 약이 없었기에 다들 감염되면 그냥 죽기를 기다려야만 했어. 그래서 전염병이 발발한 후 많은 사람들이 우리 한국을 전염병 국가로 대하며 배척했고 그러다 보니 당연히 출국도 할 수 없었고 국제 시장도 잃었어.” 진희원은 별 감정의 파동 없이 그 말을 들었다. 반대로 소년과 소녀는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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