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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3장 벌레를 얕보지 마

권진욱의 손가락이 멈칫했다. 그는 양쪽에 있는 경호원을 힐긋 보았다.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은 손을 거두어들이면서 멀찍이 섰지만 사무실 밖으로 나가지는 않았다. 진희원은 전혀 영향받지 않은 것처럼 웃음기가 전혀 줄지 않았다. 권진욱은 크게 웃었다. “전 희원 씨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겠네요. 희원 씨가 한 번 말해볼래요? 오기 전에 나한테 미리 연락하지 그랬어요? 안 그래도 일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김혜주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작은 도시에서 온 사람이라 그런지 조금만 수작을 부리면 사람들이 속을 줄 아나 봐요. 그러니 조금 혼을 내줘야 하지 않겠어요?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듯 포항에 왔으면 포항의 법을 따라야죠.” 그것은 김혜주에게 하는 말 같았지만 사실은 진희원에게 하는 말이었다. “그래요? 전 잘 모르겠네요.” 진희원은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것보다 더욱 쉬운 말이 있죠. 이기는 사람이 왕이라는 말. 졌으면 진 거지, 계속 핑계를 대면 오히려 더 격 떨어져 보이죠. 안 그런가요?” 권진욱의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윤씨 일가가 희원 씨를 그렇게 많이 도와줄 줄은 확실히 예상치 못했어요. 내가 희원 씨를 너무 얕봤네요. 희원 씨 배후에 있는 진씨 일가, 경씨 일가, 윤씨 일가가 많은 일을 했더군요. 겨우 경씨 일가만으로는 나와 견줄 정도가 안됐을 테니깐요.” 지금까지도 권진욱은 진희원이 뛰어나다는 걸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 그는 영원히 진희원 배후의 가문을 생각했다. 그러나 진희원은 포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판을 짜기 시작했고, 모든 것이 자신의 예상대로 진행되게 했다. 일부러 상대가 자신을 얕보게끔 행동하면서 사실은 누구보다도 치밀하게 상대를 무너뜨렸다. 권진욱이 진희원을 얕보는 그 순간, 승패는 이미 결정된 것과 다를 바 없었다. 게다가 상대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진희원이었다. 큰 일을 해내려면 반드시 직접 뛰어들어야 했다. 권진욱은 손에 묻은 먼지를 털어냈다. “진희원 씨는 아주 잘했어요.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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