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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6장 경이란을 괴롭히다

그 말을 들은 경이란은 표정 변화가 없었다. 그저 눈빛이 조금 덤덤해졌을 뿐이다. 그녀는 심지어 명지선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조용히 자신의 찻잔에 차를 따랐다. 명지선은 자신이 그 얘기를 꺼내면 경이란이 그녀의 의도대로 몇 마디 물어볼 줄 알았다. 이렇게 태연할 줄은 생각지도 못해서 명지선은 조금 당황했다. 땅을 좀 양보해달라고 하려면 체면을 내려놔야 할 수밖에 없었다. “이란 씨, 희원이가 훌륭한 아이라는 건 알아요. 포항에서 멋진 일들을 많이 해냈죠. 하지만 희원이가 이번에 그 땅을 얻는 과정 중에 우리 인우도 힘을 많이 썼어요. 인우는 그 일 때문에 이리저리 바쁘게 뛰어다녔으면서 불평, 불만을 하지 않았죠.”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눈물을 닦는 척했다. “희원이가 포항에 와서 환대받지 못하는 모습을 보니까 나도 마음이 아팠어요. 아버님을 설득해도 별로 효과가 없길래 외숙모인 내가 뭐라도 하자 싶어서 인우에게 희원이를 많이 도와주라고 했어요. 만약 희원이에게 도움이 필요하면 최선을 다해 도와주라고 했죠.” “이란 씨도 알겠지만 인우 걔는 착한 아이예요. 희원이를 도와주려고 애를 많이 썼죠. 그런데 희원이가 땅을 얻었다는 걸 얘기하지 않더라고요. 인우 걔는 입을 열 생각이 없는 것 같아서 인우 엄마인 내가 이렇게 찾아온 거예요. 인우는 경씨 일가의 장손이니까 인우가 잘 되면 아버님께서도 기뻐하시겠죠. 사실 돈은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니에요. 인우는 아버지에게 칭찬을 받고 싶을 거예요.” “이란 씨는 인우 고모니까 당연히 알겠죠?” “게다가 우리는 가족이잖아요. 희원이가 땅을 얻었으니 인우도 거기에 껴야 조금 더 친근해 보이지 않겠어요? 아버님께서도 아시면 기뻐하실 거예요.” 은근슬쩍 계속 땅을 나눠 달라고 암시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겉으로는 돈은 중요하지 않다고, 중요한 건 가족이라고 했다. 경이란이 시선을 들어 끊임없이 주절대는 명지선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기억 속 명지선의 모습이 흐릿해졌다. 명지선은 젊었을 적 말수가 아주 적었고 언제나 온화했으며 누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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