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58장 수작을 부리다
진희원은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너무 피곤했기 때문일 수도, 또는 남자의 기운 때문일 수도 있었다.
진희원이 눈살을 찌푸리자 검은 안개는 속박에서 벗어난 듯했고 그녀의 두 눈동자마저 달라졌다.
윤성훈은 더 이어가지 않았다. 그녀에게서 휘몰아치는 업장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손을 뻗어 눈을 가려주었다.
“오랜만에 진료비를 받아야겠어요.”
이번에 윤성훈은 그녀가 자신의 목에 가까이 다가오지 않게 하고 자신의 손가락을 깨물어서 피가 나게 했다. 그러고는 다시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기에 진희원의 의식은 마치 아주 깊은 곳에 숨은 듯했다. 심지어 졸음이 몰려오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그러나 바닥에 떨어진 휴대전화 벨 소리가 울리자 그제야 진희원은 정신이 들면서 시야가 밝아졌다. 그녀는 윤성훈의 손목을 콱 쥐더니 오히려 그를 제압했다.
진희원의 머리카락이 윤성훈의 얼굴에 닿았다. 진희원은 그를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꼬리에는 아직 가시지 않은 붉은 기운이 남아 있었고 몸에서는 그녀 특유의 냉철함이 뿜어졌다.
“내 휴대전화가 울리고 있어요.”
윤성훈은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기품 있게 잘생긴 옆모습이 보였다.
진희원은 휴대전화를 주운 뒤 윤성훈을 힐끗 보고는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
그녀의 옷과 윤성훈의 정장을 비교해 보니 너무 불공평했다.
진희원은 조금 전 윤성훈이 한 말을 깊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발신자가 ‘명’이었기 때문이다.
진희원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전화를 받으면서 상의 단추를 잠갔다.
“여보세요?”
나른함이 묻어나는 목소리에서 무심함이 느껴졌다.
이미 몇 번이나 그녀에게 연락한 명지선은 짜증이 난 상태였지만 티를 내지는 않았다. 그녀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말했다.
“여보세요, 희원이니? 나야, 외숙모. 너랑 인우 사이에 오해가 있었던 것 같은데 괜찮으면 내가 있는 곳으로 올래? 외숙모가 설명해 줄게.”
평범한 사람들은 어른들의 제안을 거절하기가 힘들었다.
특히 자신이 어른이라는 점을 이용하면서 남의 일에 간섭하려고 들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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