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92장 이성을 잃기 쉬워
지금 나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진희원은 우물쭈물하지 않고 빠르게 움직였다.
병풍을 사이에 두고 희미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평소와는 살짝 다른 목소리였다.
“아쉽네요.”
윤성훈은 그 말을 듣더니 그녀의 머리카락을 만지던 걸 멈추고 여느 때처럼 감미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가라고 하면 되잖아요.”
“아쉽게도 한 명은 제 사촌오빠라서요.”
진희원은 그를 힐끔 보았다. 윤성훈의 쇄골은 너무 예뻤다. 예전에 사람들에게 오르지 못할 나무라고 불린 이유가 있었다. 수많은 여성이 그의 미소 한 번 볼 수 있기를 바란 이유도 이해가 갔다.
진희원은 사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별생각이 없었다.
사람들에게 침을 놔준 적은 많지만 흑심을 품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조금 달랐다.
말로 표현하기 쉽지 않았다. 조금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았다.
그녀의 예쁘장한 약혼자는 사람들로 하여금 쉽게 이성을 잃게 했다.
윤성훈은 손을 거두어들이면서 시선을 내려뜨렸다.
“사촌오빠라면 만나야겠네요. 경씨 일가는 결혼 상대를 철저하게 검증한다고 들었거든요.”
“그래요?”
진희원은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윤성훈도 그런 걸 신경 쓸 사람 같지 않았다.
물론 예전이었다면 윤성훈은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한때 파혼하려고 한 전적이 있으니 당연히 진지하게 임해야 했다.
만약 그때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면 이미 진희원과 결혼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진희원이 다른 사람에게 가진 않을까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윤성훈은 지금 시대가 꽤 마음에 들었다. 뭐든 합법이어야 했으니 말이다.
윤성훈이 장악할 수 없는 것은 없었다.
그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경이정과 경현민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놀랍게도 윤성훈이 한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진희원은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알아맞혔다.
진희원은 그녀의 셔츠 단추를 잠그면서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우리 오빠는 간이 큰 사람은 아니니까 적당히 상대해요.”
“네.”
윤성훈은 그녀가 남긴 흔적을 손끝으로 만졌다. 그의 눈빛이 한결 어두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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