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82장 이간질

“글쎄 인우를 그냥 데리고 갔잖아. 뭘 준다는 말도 없이 말이야. 진씨 일가 애들도 아니고, 자기보다 어린애를 따라서 갔다고.” 경인우의 외할머니는 언짢은 얼굴로 그 일을 언급했다. “인우 엄마는 너잖아. 너도 생각해 봐. 이번 일로 난리가 난 건 사실이지만 그게 인우랑 무슨 상관이야? 인우가 경씨 일가의 후계자라는 걸 기억하는 사람이 있냐고!” 기성세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명성이었다. 사람은 모두 이기적인 법이다. 경인우의 외할머니는 포항의 사업계에서 기억되는 사람이 진희원이 아니라 자기 외손자이길 바랐다. 그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중요한 건... “어머니, 어머니도 아시잖아요. 양씨 일가 일은 희원이 혼자서 한 거예요. 인우는 그런 쪽으로는 아는 게 전혀 없다고요.” 경인우의 엄마 명지선은 마음 아픈 얼굴로 그 말을 했다. “경씨 일가에 이렇게 큰 일이 생겼는데도 그동안 아버님은 절 한 번도 찾지 않으셨어요. 그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해야죠. 저희 체면을 생각해 주셨으니까요. 그리고 사촌오빠의 일자리를 구해준 건 이정 씨였어요.” “그런데 사촌오빠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아시죠? 사촌오빠는 경씨 일가를 배신했어요!” 명지선은 그 일만 언급하면 화가 났다. 그 사실은 누가 알려줄 필요도 없었다. 눈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알 수 있었으니 말이다. 경인우의 외할머니는 시선을 내려뜨렸다. “네 사촌오빠 일은 나도 몰라. 그 일은 내가 직접 사과하마. 하지만 인우 일이랑 그 일은 별개의 일이야.” “진희원이 돌아와서 영향받을 사람이 누구인지 넌 알아야지.” 경인우의 외할머니는 경씨 일가를 해칠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명지선의 사촌오빠가 너무 멍청했다. 경씨 일가가 잘 돼야 명씨 일가도 잘 된다는 걸 몰랐으니 말이다. 그것도 모르고 하필 이런 짓을 벌이다니. 그 때문에 경인우의 외할머니는 적극적으로 나설 수도 없었다. 심지어 경인우와 이 복잡한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감도 오지 않았다. 그동안 경인우와 가장 가깝게 지내던 사람이 바로 그녀였다. 경인우의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