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44장 내분
경현민은 분명 관계자에게 끌려가서 조사받았을 테고 어떤 결과가 나오던 그때쯤이면 집안 주가는 폭락할 것이 분명한 데다 현재 어르신의 몸 상태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것 같았다.
큰형 쪽도 혼자서 버텨내야 하는 상황이 될까 봐 두려웠다.
경현민은 자신이 감옥에 가는 게 두려운 것이 아니라 자신이 쓰러지면 경씨 가문이 없어질 것이 걱정이었다.
다만 경현민은 이 장부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도저히 기억나지 않았다.
채굴과도 관련이 있다니 대체 얼마나 오래전에 시작된 걸까.
경현민은 이제야 진희원이 왜 따로 얘기하자고 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이런 일은 외부에 있는 누구에게도 알릴 수 없었다.
“희원아, 삼촌 믿어. 삼촌은 오랫동안 사업을 해왔지만 도덕이나 법에 어긋나는 일을 한 적이 없어.”
똑똑한 경현민은 시선을 내려 장부를 훑어보았다.
“권씨 가문 수작이야?”
“네, 권진욱이 남겨둔 카드예요.”
진희원은 경현민에게 모든 것을 자세히 설명했다.
삼촌에게 알려주고 삼촌의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항상 가족을 믿긴 해도 혹시 모를 다른 함정에 대비해야 했다.
조금 전 봤던 사촌 오빠도 그다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삼촌이 연루되지 않았고 생각이 뚜렷한 데다 경계할 만한 친척이 없다면 제대로 철저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권진욱은 진희원의 인맥을 과소평가했다.
기껏해야 상대방이 진씨 가문에서 교육받은 후계자이고 재계에서 나름대로 소신을 갖고 있지만 조금 똑똑하다고 해도 당시 사건의 실체를 파악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자신을 끄집어내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손을 거쳐야 하는지 모르는데 그들은 경주에 온 재벌 2세가 건드릴만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이 사건은 결국 경씨 가문이 모든 책임을 떠안는 것으로 끝날 수밖에 없었다.
권진욱은 이 관계에 확신을 갖고 진희원에게 미끼를 던져 확인하게 하고 두 집안 사이에 균열을 조성하며 조카가 직접 삼촌을 감옥에 보내는 걸 상상했다.
아주 좋은 아이디어였고 판 또한 깊고 정교하게 짜서 사람들이 그 속에 숨은 내막을 알기 어렵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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