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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1장 경씨 가문의 삶을 훔친

‘왜 제법 엄마를 닮은 것 같을까.’ 진희원의 눈이 위험하게 가늘어졌고 상대의 이질적인 이목구비를 바라보며 손으로 휴대폰을 가볍게 두드렸다. 화가 났다는 신호였다. 의대생인 그녀는 사람의 신체 구조를 가장 잘 알고 있었다. 권예주의 미모는 아름다웠지만 웃을 때는 자연스럽지 않았다. 그 얼굴은 태생적인 게 아닌 현대기술의 힘을 빌린 것이다. 진희원은 이 대목에서 다시 클럽 자살 사건을 떠올렸다. SNS에서 사람들에게 돈을 쓰도록 유도했던 여자들은 하나같이 성형수술을 받고 있었고 놀랍거나 이상할 건 없지만 이들 모두 권예주가 운영하는 클럽하우스에서 성형수술을 받았다. 진희원은 이 모든 것을 연결 지어 생각해 본 적이 없었고 지금도 머릿속에는 여러 가지 생각이 잠깐 스쳐 지나갈 뿐이었다. 불청객을 바라보던 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이목구비만이 아니라 말투까지 일부러 엄마를 따라 하는 것 같았다. 권씨 가문은 참 더럽다. 삼촌의 자리를 대신하려고 무모하게 재계의 동료들을 잡아먹는 권진욱과 어머니의 삶을 훔치고 싶어 하는 권예주라니. 진희원은 옆을 흘끗 쳐다보며 허리에 차고 있는 자옥을 손가락으로 두드렸고 그 안에 있던 세 사람이 뭔가 알아차린 것 같았다. “언니, 피 냄새가 너무 심해요.” “저 여자는 나쁜 여자란 걸 알겠어요. 언니, 저 여자와 멀리해요. 만만한 여자가 아니에요.” 만만하지 않다고? 진희원은 대답하지 않고 입꼬리만 살짝 당겼다. 권예주가 오늘 입은 옷은 사악하고 횡포한 모습을 조금도 감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 세 꼬맹이의 목소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들리지 않는데 권예주가 뭔가 눈치를 챈 듯 이쪽을 바라보았다. “이분은 누구?” “경이란 씨 딸, 잊었어?” 옆에서 알려준 권진욱은 일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멍청한 동생 때문에 화가 나 있었고 또 다른 성가신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아 했다. ‘경이란의 딸?’ 지나치게 맑고 예쁜 눈앞의 어린 소녀를 위아래로 훑어보는 권예주의 눈빛은 뱀 같았다. 들어오는 순간부터 눈에 들어왔고 이 어린 여자애가 란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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