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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9장

거의 11시쯤이 되어서야 진희원은 겨우 잠에서 깼다. 그녀는 비몽사몽인 상태로 옆을 바라보았다. 진희원은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잠깐 구별이 되지 않았다. 꽤 오래 살았는데 처음으로 그런 꿈을 꾸다니? 심지어 그 상대는 그녀의 예쁘장한 약혼자였다. 진희원은 자신의 기분을 이루 형용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꿈이 너무 진짜 같았다. 점을 치는 사람들은 영원히 자신의 전생과 현생을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진희원은 단 한 번도 자신의 전생이 어땠을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예전에 사부님이 조금 언급하긴 했었지만 그때도 그녀는 자신의 전생이 별로 궁금하지 않았다. 맹파탕 같은 게 존재한다는 건 분명 그 존재의 의의가 있다는 걸 의미했다. 진희원은 지나간 과거를 되돌아보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그녀는 앞만 바라보며 나아가는 스타일이었고, 단 한 번도 자신의 전생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꿈속의 일은... 예전에 진법안에서 초혼령을 쥐게 되자 뭔가 떠오르면서 사부님을 빨리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사부님은 아직도 그녀를 만나러 오지 않았다. 진희원이 생각을 이어 나갈 겨를도 없이 침대맡에 놓았던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진희원은 시간을 보고 처음으로 당황스러워했다. 늦잠을 자서 일이 지체된 것은 그녀에게 드문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착각일까? 어깨가 한결 가벼워진 것 같았다. 진희원은 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남쪽 상회의 일이 있으니 다른 일에 마음을 쓸 수 없었다. 진희원은 빠르게 일어나서 전화를 받았다. 아주 멋지고 깔끔한 움직임이었다. 오늘 그녀는 평소와 달리 회사 대표로서의 카리스마가 넘쳤다. 같은 시각, 해안가의 브릴란테 호텔. 화려한 조명이 반짝이는 파티장 홀은 환한 조명 때문에 대낮 같았다. 손님들은 맞춤 드레스에 화려한 보석들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마치 오래된 유화 속 귀족들처럼 미소를 지을 때마다, 잔을 들 때마다 훈련받은 듯한 우아한 모습을 보였다. 평소 브릴란테 호텔은 영업하는 모습을 보기 드물었다. 게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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