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장 그냥 별로야
‘물고기들 너무 기가 약해서 죽어버린 것도 내 탓이야?’
“장 한 번 보러 가는데도 살생을 해야겠어?”
고개를 절레절레 젓던 김선월이 말을 이어갔다.
“됐다. 뭐 죽어봐야 얼마나 죽었겠어.”
“글쎄요… 생각보다 피해 규모가 꽤 될 것 같은데.”
눈썹을 치켜세운 진희원이 어느새 거품을 물고 기절한 게를 가리켰다.
“으이그!”
김선월이 골치 아프다는 얼굴로 이마를 짚더니 서지석의 팔을 꼬집었다.
“얼른 숨겨. 말숙 할머니 보면 또 기함하실 테니까.”
한편, 양반은 못 되는 황말숙이 듣달같이 어느새 득달같이 달려왔다.
“지석이 이 자식 어디 갔어!”
통통한 허리에 두 손을 얹은 모습이 꽤 위풍당당했다.
같은 시각, 진희원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내미려는 서지석의 머리를 꾹 눌렀다.
“할머니 괴롭히러 온 거면 어떡해요.”
“두 분 사이가 얼마나 좋으신데. 저런 걸 찐친 바이브라고 하는 거야. 그리고 할머니 지금 꽤 속상하실 텐데 정신없이 만드는 게 맞아.”
한편, 황말숙은 여전히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아니, 내가 괜히 그러는 게 아니라… 내가 얼마 전에 들여온 해산물인데 지석이 그 자식 눈빛 한 번에 다 황천길이니 내가 속이상해 안 상해.”
“그럼, 그럼. 얼마나 속상했겠어. 걱정하지 마. 이번 달 자기 마사지 비용은 안 받을 테니까.”
“사실… 해산물 값은 희원이가 다 내긴 했는데…”
김선월의 위로에 어느 정도 화가 풀린 건지 황말숙이 낮은 목소리로 구시렁댔다.
“에이, 그거랑 그게 어디 같아? 돈은 당연히 내야 하는 거고. 나도 따로 사과를 해야지. 지석이 저 자식 크고 작은 사고 치고 다니는 게 어디 하루 이틀이야? 동네 사람들이 다 착해서 망정이지 다른 동네였어봐. 경찰서를 가도 몇 번은 갔지.”
사실 처음 이 동네에 머물기로 한 뒤로 얼마 되지 않아 저 사특한 기운에 동네 닭이란 닭은 전부 비명횡사하게 만든 전적에 있는 서지석이었다.
“지금 바로 받을 수 있어?”
어느새 마음이 사르르 풀린 황말숙이 방안을 들여다 보며 물었다.
“매화댁한테서 들었는데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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