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6장
그곳에 도착한 뒤 운전기사는 차에서 내렸다.
경이란은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 허리까지 오는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은 살짝 젖어있었는데 그 모습이 처량해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평소보다 두 눈이 더 맑아 보였다.
누군가는 경이란이 이 세상 사람 같지 않게 아름답다고 했다.
그리고 그녀의 나이처럼 보이지 않는다고도 했다.
경이란은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유약해 보여서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미인이었다. 허리도 가늘었고 사랑받으려고 태어난 사람처럼 손목조차 살짝 쥐면 부서질 것처럼 가늘었다.
그런 경이란이 검은 머리카락을 흐트러트리면서 말간 눈빛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이해할 수 없어.”
경이란은 남자가 내뿜는 압박감에도 전혀 움츠러들지 않았다.
그녀는 란스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네 지위라면 네가 원하는 사람들은 전부 손에 넣을 수 있잖아. 그런데 왜 그런 조건을 내건 거야? 이건 너에게 있어 그만한 가치가 없는 일일 텐데?”
“내가 답을 알려줬었잖아.”
란스는 몸을 뒤로 젖힐 뿐 옆에 있는 경이란을 보지 않았다. 그의 얼굴은 그늘에 가려졌고 그로 인해 그의 기분을 가늠할 수가 없었다.
“네 말대로 날 거절할 사람은 없어. 네가 첫 번째이자 마지막이었지.”
경이란은 자신의 겉옷을 꽉 쥐었다. 오늘 그녀가 얻은 정보들은 그녀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들이었다.
“난 널 혐오하지 않아.”
경이란은 오해를 풀고 싶었다.
“그때 내 성격 때문에 오해가 생긴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그 말을 들은 란스가 움직였다. 짙은 녹색 빛의 눈동자가 경이란에게로 향했다. 그는 그렇게 몸을 살짝 뒤로 젖힌 채 경이란을 바라보았다.
경이란은 대화를 나눌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다.
“정말로 그런 거라면 지금 설명해 줄게. 너도 굳이 예전 일 때문에 나와 이런 거래를 할 필요는 없어.”
“어떤 거래?”
란스는 웃었다. 그의 눈동자에서는 아무런 온도도 느껴지지 않았다.
“난 네가 동의해서 내려온 거로 생각했는데?”
경이란은 손을 살짝 떨더니 숨기지 않고 말했다.
“동의하긴 하지만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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