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41장
“예주야, 네 마음은 고맙지만 지금의 내 모습을 봐. 난 이미 저승 문턱에 발을 반쯤 들여놓은 사람이야. 더 오래 산다고 해봤자 얼마나 더 살겠니? 그냥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대로 두는 게 낫지.”
경민규는 자애롭게 웃었다. 겉모습만 봐서는 그의 속마음이 어떤지 알 수 없었다.
권예주는 오히려 그런 이유로 노인을 꽤 골치 아픈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권예주는 거의 친자식처럼 그를 대했는데도 노인은 여전히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았다.
겉으로는 그녀를 아주 아끼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녀의 말을 전혀 듣지 않았다.
권예주는 눈을 흘기고 싶은 것을 참으며 시선을 내려뜨렸다. 그녀는 빠르게 계략을 꾸미고 있었다.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권예주는 표정이 달라졌다. 그녀는 애달픈 표정으로 말했다.
“아저씨, 이렇게 고집부리시면 이란이가 돌아와서 절 탓할 거예요. 아저씨를 잘 돌보지 않았다고 말이에요. 당시 아주머니도...”
똑똑한 권예주는 거기까지 말한 뒤 말을 멈추었다.
권예주가 그들의 옛 상처를 들추어내자 경현민의 눈빛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그동안 그는 자신이 한때 가장 아꼈던 여동생을 떠올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녀의 행동 때문에 경씨 일가 전체에 변화가 생겼었기 때문이다.
그점과 최근 입수한 정보를 떠올린 경현민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예주야, 이란이 대신 사정하러 온 거라면 그만둬.”
“걔는 이제 우리 경씨 일가 사람이 아니야. 그건 걔가 바란 일이기도 해. 당시 어머니가 이란이를 데리러 직접 경주까지 갔을 때 이란이는 절대 어머니를 만나지 않으려고 했어. 그 뒤로 어머니는 매일 우울해하셨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뜨셨지. 어머니는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우리에게 이란이를 탓하지 말라고 했어. 이란이를 탓하지 않을 수는 있어. 하지만 그런다고 이미 벌어진 일이 없던 일이 되는 건 아니야.”
권예주는 경이란이 경씨 일가의 약점이라는 걸 알았다.
사실 그동안 권예주는 그들에게 계속 그 일을 상기시켰고 그 덕분에 효과가 이만큼 좋았다.
권예주는 경씨 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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