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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4장 경이란을 무시하다

권예주는 긴 머리카락을 넘기면서 잔을 들었다. “그때는 자괴감이 컸었지. 항상 네 뒤꽁무니만 따라다녔잖아. 시도 같은 것도 해보지 못하고. 그런데 지금 보니까 어떤 것들은 자기가 직접 경험해 봐야 하더라고. 내가 그렇게 원하던 관리샵도 결국엔 잘 됐잖아. 지금 포항의 주부들, 젊은 아가씨들 전부 우리 샵에 와서 관리받잖아.” “너도 흥미 있으면 한 번 와봐. 내가 코 좀 손봐줄게.” 권예주는 웃을 때 표정이 아주 어색했다. 최근에 보톡스를 맞은 것 같았다. 그녀는 자신의 두 눈을 누르면서 말했다. “웃으면 안 되지. 한 번 웃으면 주름이 얼마나 생기는지 알아? 그러고 보면 네 얼굴 참 부러워. 하얗고 젊고. 이란아, 너 대체 어떻게 관리하는 거야?” “아마도 줄곧 집 밖을 나가지 않아서 그런 걸지도.” 경이란은 자신의 영혼이 진법에 들어간 일을 얘기하지 않았다. 권예주는 그 말을 듣고 화를 냈다. “그게 전부 진택현 씨 때문이야. 정말 괘씸한 사람이라니까!” “너도 그래. 널 좋아하던 사람이 얼마나 많았는데 왜 하필 그 사람을 마음에 들어 한 거야? 그래도 지금은 괜찮아 보여서 다행이다. 넌 모르겠지만 몇 년 전에 널 보러 간 적이 있었거든. 난 그때 네가 다시는 낫지 못할 거로 생각했어. 정말 충격이었...” 그녀는 거기까지 말한 뒤 자신의 말이 지나쳤다는 걸 깨닫고는 서둘러 입을 다물었다. “이란아, 난 그런 뜻이 아니었어. 네가 걱정돼서 그런 거야.” 경이란은 시선을 내려뜨리고 차를 마시더니 우아하게 말했다. “괜찮아. 예전에는 내가 제정신이 아니었지.” 그녀는 말하면서 권예주의 앞으로 디저트를 밀었다. “쓰레기 같은 남자를 만나서 모두를 걱정시켰으니 말이야. 앞으로 나는 포항에서 지낼 거야. 만나게 될 기회도 많을 거야.” “그래. 우리 앞으로도 대학교 때처럼 단짝으로 지내자.” 권예주는 아주 적극적으로 말했다. 마치 경이란이 돌아온 것이 아주 기쁜 것처럼 말이다. 경이란은 대꾸하지 않았고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도 피곤할 텐데 오늘은 이만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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