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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4장 비참한 결과

그는 뒤늦게 반응했다. 등허리가 식은땀으로 젖었다. 진승기와 진희원을 보니 진승기가 이 소송을 맡을 것 같았다. 허영식은 당황했다. 문제없다고 확신했던 허영식은 부랴부랴 지하 차고로 향했다. 허애리가 신발도 벗겨진 채 울면서 뒤에서 그를 불렀다. “아빠, 아빠!” 허영식은 버럭 화를 냈다. “그만 따라와. 정말 도움이라곤 안 되네! 내가 가르친 대로 말하면 되는데 그것도 못해? 내가 너 공부하라고 돈을 그렇게 썼는데 그 정도도 못 해? 멍청하긴!” 허애리는 당황했다. 아이의 안색은 한없이 창백했다. 허애리는 아빠의 이런 모습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허영식은 비록 집에 자주 돌아오지는 않지만 친구들은 허애리를 부러워했고 할머니도 아빠가 자신을 공주님처럼 여긴다고 했었다. 허애리는 기대 반 의심 반으로 손을 뻗어 허영식의 셔츠를 잡으려고 했으나 허영식은 매정하게 뿌리쳤다. “가서 할머니나 찾아. 이 멍청한 것아!” 허애리는 충격을 받았다. 허애리의 발에 상처가 생겼는데도 허영식은 보지도 않았다. 그 광경에 허애리는 동공이 흔들렸다. 조금 전 아파트에서 할머니를 대하던 태도와 똑같은 태도였다. 허영식은 허애리가 어떻게 생각하든 개의치 않았다. 그는 처음부터 딸이 아니라 아들을 원했기 때문이다. 조금 전 허애리가 잘해줬더라면 이렇게 갈등이 심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심지어 진승기마저 그 광경을 보았다. 진승기가 상대측 변호사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허영식은 짜증이 솟구쳤다. 그는 반드시 변희서를 찾아가서 그녀와 대책을 논의해 봐야 했다. 변희서는 허영식의 기분 따위 안중에도 없었다. 카페 밖에서 자신이 원하는 사진을 찍은 뒤 변희서는 바로 차로 돌아갔다. 그래서 그 뒤에 있은 일을 전혀 몰랐다. 변희서는 시간을 너무 오래 끌어서는 안 된다는 걸 알았다. 그녀는 일단 광고 계정에 자신이 찍은 사진을 올리게 했다. 그러고는 자신의 본계정으로 미리 생각해 뒀던 글과 함께 게시물을 올렸다. 내용은 간단했다. 허영식이 유부남이었다는 걸 몰랐다는 것, 자신도 속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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