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화
강서윤은 원래 전이안과 얘기나 하며 분위기를 풀어보려 했는데 고개를 돌리는 순간 전이안이 난간에 엎드린 채 잠들어 있는 걸 발견했다.
‘잠... 들었어?’
조금 전까지만 해도 관람차 타겠다고 난리를 치던 아이가 막상 타자마자 바로 잠들었다고?
뭔가 속은 기분이 든 강서윤은 손을 뻗어 그를 깨우려 했지만 전도현이 먼저 말했다.
“잠깐 자게 내버려둬. 매번 경련하고 나면 체력이 많이 떨어지거든.”
‘이건 뭐... 핑계도 완벽하게 준비돼 있네. 그것도 아주 당당하게.’
강서윤은 어쩔 수 없이 입을 다물고 가만히 앉아 있었고 아이를 더 이상 깨울 수도 없었다.
관람차는 천천히 위로 오르고 있었고 아직 꼭대기에 도달하지도 않았지만 창밖으로는 강성 시내가 절반 이상 내려다보였다. 투명한 유리창 너머로는 흰 왜가리가 짝을 이뤄 날아가는 모습도 보였고 장면만큼은 분명 낭만적이었다.
하지만 강서윤에게는 전혀 감흥이 없었다. 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들고 곧바로 업무를 처리하기 시작했고 맞은편에 앉아 있는 남자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전도현은 그녀를 잠시 바라보다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조용히 말했다.
“강 대표, 스마트폰을 장시간 보는 건 눈 건강에 좋지 않아. 게다가 이렇게 멋진 관람차 안에서 주변 풍경이나 사람 좀 보는 건 어때?”
강서윤은 눈도 들지 않은 채 무심하게 대답했다.
“낮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라 해봤자 거기서 거기죠. 높지도 않고 스릴도 없고... 심드렁하네요.”
전도현의 눈가가 살짝 떨렸다.
‘심드렁하다고? 수많은 여자가 로망이라며 좋아하는 관람차를... 강서윤은 이렇게까지 싫어하나?’
그는 잠시 말없이 그녀를 보다가 조심스레 물었다.
“그럼 강 대표는 어떤 걸 좋아해?”
“음... 레이싱하거나 고공 낙하 같은걸요?”
강서윤은 시크하게 어깨를 젖히며 등받이에 기댔고 다리를 꼬고는 다시 핸드폰을 들여다봤다.
전도현은 조용히 눈썹을 찌푸렸다. 전혀 접해보지 못한 세계라 대화가 끊겨버린 느낌이었다.
관람차는 점점 높아지고 있었고 다른 커플들은 대부분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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