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화
강서윤은 차가운 웃음을 보였다.
‘그래도 조금 일찍 와서 다행이지 조금만 늦었으면 진짜 레드 맡게 될 뻔했네. 강서진 그 수준으로 레드 의상 입었으면 아마 현장에서 울었을걸.’
이런 사람과 경쟁한다는 사실 자체가 자존심 상할 지경이었다.
두 사람 사이의 미묘한 긴장감은 쿠치의 총괄 책임자도 느낄 수 있었지만 굳이 언급하진 않았다.
애초에 이번 프로젝트가 경쟁 포맷인데 둘이 사이가 좋을 리가 없었다.
그는 오직 한 가지만 생각했다.
‘사진만 잘 나오면 돼. 잡지 화보가 화제만 되면 쿠치의 매출은 따라올 테니까.’
강서윤이 메이크업을 마치자 어시스턴트가 옷이 걸린 행거를 밀고 들어왔다.
“강 대표님, 오늘 착용하실 옷들입니다. 먼저 단독 컷 32장을 촬영하고 마지막엔 강서진 대표님과 함께 커버 사진을 찍게 됩니다.”
강서윤은 빨간 계열의 옷들을 훑었다.
롱드레스, 미니스커트, 투피스, 점프수트... 스타일은 다양했지만 모두 강렬한 레드였고 눈으로만 봐도 더울 지경이었다.
표정 하나 바꾸지 않은 채 그녀는 드레스 하나를 들어 들고 피팅룸으로 들어갔다.
그때 강서진은 이미 옷을 갈아입고 나와 있었다.
아보카도 그린 컬러의 짧은 원피스에 동일한 컬러의 얇은 시스루 소매, 머리는 깔끔한 헤어스타일로 묶었고 전체적인 느낌은 산뜻하고 어리고 청순해 보였다.
디자이너가 감탄을 터뜨렸다.
“역시 탑모델답네요. 이 옷의 매력을 완벽하게 살렸어요!”
반면, 강서윤이 모습을 드러냈을 때 현장 분위기는 살짝 정적에 휩싸였다.
그녀가 고른 건 쉬폰 소재의 긴 팔 상의와 와이드 팬츠 셋업이었고 얇은 소재이긴 했지만 바닥까지 끌리는 긴 바지에 긴 소매이기에 첫눈에 보기에도 더운 느낌이 강했다.
“여름에 왜 이런 디자인을 했대... 쿠치 자원 낭비 아냐?”
디자이너 중 한 명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 옆에 있던 사람도 말없이 한숨만 내쉬었다.
‘여름이라고 꼭 상큼하기만 해야 해? 열정적이고 강렬한 콘셉트도 어울릴 수 있는데... 이건 좀 실수인 것 같아.’
강서진은 그 모습을 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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