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화
‘양민하가 아팠다고?’
유지민은 입술을 살짝 씰룩이며 가볍게 비웃었다.
“강 대표님, 여자를 갖고 노는 게 취미세요? 강 대표님이 그렇게 사랑해 마지않던 양민하 씨잖아요. 이제 와서 후회할 짓 하지 마세요. 이런 태도가 멋있고 쿨하다고 생각해요?”
유지민은 정말 화가 나서 참을 수 없었다.
뻔뻔한 강시현의 태도에 입술이 떨렸고 말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을 뻔했다.
강시현은 일그러진 표정으로 급히 해명하려 했지만 유지민의 얼굴에는 혐오감이 서려 있었다.
그녀는 강시현이 아무 반응도 없는 틈을 타 문을 닫아버렸다.
“이제 그만 가세요. 두 번 다시 나 찾아오지 마요!”
닫힌 문 앞에서 강시현은 굳어버렸다.
어두운 눈빛이 더욱 깊어졌고 초라한 뒷모습은 더욱 쓸쓸해 보였다.
이곳은 세운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주택 단지였다.
방금 떠난 남자의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강시현은 주먹을 꽉 쥐며 눈을 번뜩였다.
“유지민과 함께 있던 남자가 누구인지 당장 조사해요.”
다음 날 유지민은 고민 끝에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강인혁은 어제 나간 뒤 밤새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는 한참을 망설이다 강인혁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인혁 씨, 저 한국으로 돌아가서 일하려고요.]
답장은 금방 왔다.
[집으로 갈게.]
유지민은 메시지를 바라보며 가볍게 눈을 깜빡였다.
그러곤 깊이 생각하지 않고 조용히 짐을 싸기 시작했다.
유지민은 2년 동안 지내면서 별로 남긴 게 없다고 생각했지만 두 커다란 캐리어가 터질 듯이 꽉 찬 걸 보고 자신이 얼마나 많은 추억을 이곳에 남겼는지 새삼 깨달았다.
강인혁은 종종 작은 선물을 준비해 주곤 했다.
늘 그녀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준비해 그 선물들을 두고 갈 수도 없었다.
이내 지문 인식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강인혁이 집으로 들어서자 두 사람의 시선이 공중에서 얽혔다.
그는 잠시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같이 돌아갈 거야.”
‘나랑 같이 돌아간다고?’
유지민은 순간 멈칫했다.
귀국은 그녀의 결정이었기에 유지민은 강인혁이 자신 때문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