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화
유지민은 강인혁의 시선을 감당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마음을 다잡고 카드를 쥐었다.
과거 강시현도 그녀를 연회에 데려가곤 했지만 그는 그녀에게 게임을 가르칠 인내조차 없었다. 오히려 여자애가 나쁜 길에 빠질까 걱정된다며 배워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었다.
그때 유지민은 철없이 굴지 않으려 조심했고 그가 원하는 대로 새벽까지 자리를 지키며 함께했다. 그리고 다음 날, 다크서클을 감춘 채 출근했다.
뒤늦게야 알게 되었다. 강시현은 그녀가 나쁜 길에 빠질까 걱정한 게 아니라 그저 가르쳐 줄 생각이 없었을 뿐이라는 걸.
양민하가 돌아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SNS에는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카드 게임을 하는 손이 찍혀 있었고 가늘고 선명한 마디를 가진 그 손이 누구의 것인지 유지민은 단번에 알아보았다.
강시현의 손이었다.
그리고 함께 적힌 글.
[오늘 드디어 카드 게임을 배웠어! 얘는 계속 내가 바보 같다고 했지만 그래도 세 시간이나 인내심 있게 가르쳐줬어.]
손에 든 패를 바라보던 유지민은 그 기억에 잠식당했다. 제대로 내지도 못한 채 계속해서 돈을 잃었고 주변에서는 점점 흥분에 찬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형, 설마 일부러 우리한테 돈 따게 하려고 그러는 거 아니죠? 우리까지 미안해질 지경인데요!”
그제야 정신이 돌아온 유지민은 엉망이 된 패를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쓸쓸한 웃음을 지으며 강인혁을 향해 조심스럽게 사과했다.
“미안해요, 제가 너무 못해서...”
강인혁의 눈동자가 일렁였다. 그는 화내기는커녕 그녀의 곁으로 다가오더니 뒷자리에서 부드럽게 감싸 안으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
“내가 가르쳐 줄게.”
갑작스러운 접촉에 그녀는 본능적으로 마음이 흔들렸다. 그의 온기가 살갗에 스며들어 마치 전류처럼 온몸을 타고 퍼져 나갔는데 특히 손을 감싼 그의 손길이 불덩이처럼 뜨겁게 느껴졌다.
그렇게 강인혁이 직접 손을 이끌자 흐름은 순식간에 뒤집혔다.
조금 전까지 여유롭던 사람들이 하나둘 표정이 굳어졌고 마침내 지민재가 패를 테이블 위에 던지며 불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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