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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장

성신우는 입을 삐죽거렸다. "아니면?" 원상화는 한숨을 쉬고 진지하게 말했다. "아들, 엄마가 너무 오지랖 넓다고 생각하지 마, 그 애가 보기에도 평범한 집안 여자애 같지 않던데, 우리 집안이랑 어울린다고 생각해?" "네가 이제 대학교 가게 되고 성인도 되니까, 연애하는 건 반대는 안 해, 하지만 제대로 해야지, 그러다가 나중에 모두 잃게 되고 마음까지 상하면 어쩌려고." 성신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 내가 알아서 할게." 원상화는 눈을 흘겼다. "네가 알긴 뭘 알아, 걔가 그렇게 예쁘게 생겼는데 네가 안 좋아할 리가 있겠어?" 성신우는 말문이 막혔다. 뭐랄까, "엄마는 아들을 참 잘 알았다." 원상화는 침묵하다가 다시 물었다. "아들, 연수는? 너 전에 계속 연수 좋아했잖아, 왜 요즘 같이 안 노는 거야?" 성신우는 얼굴을 부들거렸다. '이게 진짜 물어보고 싶었던 거네.' '허허, 역시 어른들의 생각은 깊어, 아주 "말을 돌려서 길게" 하네.' 잠깐 생각에 잠기고 나서 성신우는 장난하지 않고 진지하게 말했다. "엄마, 내가 전에는 하연수 좋아했는데, 그건 이미 지난 일이야. 걔는 나한테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고 나도 걔한테 어울리지 않아." "하지만..." 원상화는 자기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여백연이 하연수보다 더 예쁘고 기질이 뛰어났지만 그녀는 그래도 하연수가 더 좋았다. 그래도 자신이 어려서부터 보고 자란 아이였고 십여 년 동안 며느리 콩깍지가 씌어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하씨 가문과도 서로 모두 아는 사이었기에 두 사람이 나중에 정말 사귀면 아주 좋을 것 같았다. 원상화는 자신의 성격을 받아줄 만한 사돈이 별로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친구 유선미가 아주 좋았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원상화를 잘 봐주었고 몇십 년을 양보했다. 성신우는 하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엄마, 우리 엄마, 그만 오지랖 부려, 아들이 이제 겨우 18살이야, 결혼은 서른 돼서 생각해도 안 늦어..." 원상화는 생각에 잠기더니 정말 그런 것 같아 자기도 모르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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