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장
이게 바로 물든다는 건가?
황자욱도 허세를 부리는 것 같았다.
1억 2천, 대학생한테는 정말 어마어마한 돈이었다.
집안이 좋은 하연수도 상상하기 어려운 돈이었다.
그들은 호주머니에 12만 원만 있어도 좋아 난리였는데, 1억 2천만 원이 있으면 아마 하늘로 날아갈 것이었다.
성신우가 나타났다.
장부를 맞추고 나서 사무실에서 나온 그는 조금 말라 보였는데 요즘 힘들어서 그런 거였다.
하지만 매일 "천금" 씩 들어오기에 정신은 아주 맑았다.
학생들을 보자 성신우는 먼저 의아했다. 그는 진작에 단톡방을 차단했었다. 그는 그들을 향해 걸어갔는데 가는 길에 게임장 직원들이 모두 인사하며 "사장님, 안녕하세요"를 외쳤다.
제복을 입은 언니들도 성신우한테 다가가 "오빠"라고 부르며 사랑의 시그널을 보냈다.
성신우는 외모와 몸매가 모두 좋았고 또 지금은 영앤 리치였기에 완전히 그녀들의 이상형이었다.
하연수는 그 모습을 보며 심장에 왜인지 파도가 일렀다.
수능이 끝나고 반 학생들은 자신을 보상하듯 미친 듯 놀았다.
게임하고, 소설 보고, 모임 하고, 연애도 하고... 그렇게 청춘을 누리고 있었다.
하연수는 그렇게까지 하지 않았지만 별로 중요한 일도 하지 않았다.
지금껏 사라졌던 성신우는 몰래 이렇게 핫하고 돈을 많이 버는 게임장을 만들어낸 것이었다.
그것도 아무 소리 소문 없이 말이다.
오늘 오전에 황자욱에 단톡방에서 말하지 않았으면 아마 개학해서도 그녀들은 성신우가 게임장의 새 사장님이라는 걸 모를 것이다.
성신우는 마치 이게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전혀 말을 꺼내지 않았다.
하연수는 갑자기 성신우가 아주 비현실적인 것 같았다.
분명히 그녀와 같이 컸고 소꿉친구는 아니어도 오랜 시간을 함께했었는데 이 녀석이 몰래 조용히 화려한 변신을 한 거였다.
사실 성신우가 그녀한테 놀림을 받고 그녀를 무시한 후로부터 빛나기 시작했다.
3차 모의고사에서 반에서 1등하고, 학년 7등을 했고, 수능에서는 시에서 3등했고 수학은 성에서 유일하게 만점을 맞았다.
하지만 그녀는 성신우가 이렇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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