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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성신우는 집에 돌아와서 5분 내로 세수하고는 방으로 들어가 바로 자지 않고 이과 시험지를 더 풀었다. 고등학교 3학년은 확실히 힘들었다. 전생의 성신우는 절대 이렇지 않았고 집에 오면 이불 속에 누워 소설만 보았다. 다시 태어난 성신우는 공부에 아주 적극적이었다. 공부는 사실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었다. 노력하면 무조건 수확할 수 있었다. 노력하지 않으면 무조건 수확할 수 없고 노력했다고 해도 수확이 없을 수 있는 어른들의 세상과는 달리 아주 잔혹하고 진실되었다. 문제를 풀고 있는데 원상화가 들어와 그한테 흰목이 버섯 죽을 주었고 그의 책상에 내일의 생활비 4천 원을 놓았다. 2009년에 80조의 자금이 완전히 위력을 발하지 못했기에 아직 물가가 세지 않았다. 학교 식당에 고기 1개, 야채 2개 세트는 800원이었고 닭 다리도 겨우 400원이었기에 원상화가 매일 주는 4천 원이 아주 넉넉했다. 성신우의 집안은 가난하지도 부유하지도 않았다. 그저 평범한 근로자 가족이었다. 성건국은 제철소에서 일했는데 야근이 잦아 아주 힘들었다. 원상화는 중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고 있었다. 부부는 아껴 썼지만 물질상으로 성신우한테 힘들게 하지 않았고 심지어는 할 수 있는 능력 범위에서 그한테 최고를 주었다. 사실 많은 가족들이 그랬다. 서방 사람들처럼 감정을 표현하는 게 익숙하지 않아 자식에 대한 사랑을 생활에 녹이는 부모들이 많았다. 시험지를 다 하고 성신우는 바로 잠에 들었다. 18살의 몸이라 몸이 아주 건강했기에 잠을 못 자는 일이 없었다. 눈 감은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았는데 바로 알람이 울렸고 이튿날 아침 6시 반이었다. 성신우는 일어나 재빨리 세수하고는 원상화가 준 생활비 4천 원을 갖고 학교로 갔다. 그는 바로 학교로 가지 않고 모퉁이를 돌아 황자욱을 찾아갔다. 황자욱의 집은 아침 음식점을 운영했는데, 황자욱 아버지가 만든 찐빵은 껍질이 얇고 소가 많아서 아주 맛있었다. 그랬다, 성신우는 아침을 얻어먹으려고 온 거였다. 사실 고등학교 3년 동안 그는 거의 공짜로 아침을 먹었고 그 돈을 아껴 모두 하연수한테 썼었다. 음식점에 바로 도착했고 바삐 돌던 황자욱의 엄마 아빠는 성신우한테 반갑게 인사하며 구석에 있는 테이블을 가리켰다. 황자욱이 앉아서 밥 먹고 있었고 그의 앞에는 찐빵이 가득 있었고 죽과 김치가 있었는데 모두 성신우를 위해 준비한 거였다. 황자욱의 부모님은 공부를 많이 하진 않았기에 몸에 시골 상인들의 다정함이 배어 있었고 성신우한테는 더없이 잘해주었다. 특히 황자욱 아빠는 계속 성신우가 자기 집 작은 아들이라고 자주 말했었다. 성신우는 황자욱의 옆에 앉았고 우걱우걱 먹고 있는 절친을 보며 그가 앞으로의 10년 동안의 생활을 떠올렸다. 전생의 황자욱은 성적이 성신우보다 조금 좋았기에 명문대를 갔고 졸업하고 나서 대학원 연수를 하지 않았고 제철소에 들어가서 일했다. 모두 알다시피 제철소는 10년이 지나면 자원이 남아돌았다. 황자욱은 몇 년 일하고는 더 할 수 없어 계속 일자리를 바꾸었고 하마터면 다단계까지 할 뻔했다. 결혼생활도 행복하지 않았다. 자주 바람피우는 와이프 때문에 매일 싸웠기에 황자욱은 서른이 되기도 전에 머리가 하얘졌다. 하지만 황자욱은 아주 고집스러웠다. 성신우가 전생에 재산이 수만 억이 있었지만 그는 끝까지 성신우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 "신우야, 우리가 어려서부터 같이 자랐잖아. 나한테 친구가 너 하나밖에 없어, 네가 날 도와줄 수 있어, 하지만 내가 그 도움 받으면 우리 사이는 변하게 돼." 그건 황자욱이 했던 말이었다. 그는 여전히 멍청하고 순박한 소년이었다. "신우야, 내 얼굴에 뭐 있어?" 황자욱은 그가 쳐다보자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성신우는 찐빵을 먹으며 중얼거렸다. "누렁아, 나중에 연애할 거면, 먼저 나한테 데려와." "신우야, 너 좀 오만한 것 같다? 너한테 데려오라고? 네가 내 아빠라도 돼?" "그건 아니지, 적어도 의부는 되잖아." "내가 네 형이야!" "그건 그거고, 내가 너 형이라고 부르고 넌 날 의부라고 불러, 모순 안 되잖아." 황자욱은 할 말을 잃었고 몇 초간 침묵해서야 진지하게 말했다. "신우야, 연애는 무슨, 난 그런 생각 안 해, 나 봐봐, 성적이 너무 좋은 것도 아니잖아. 너보다 잘생긴 것도 아니고 가정도 별로인데, 날 좋아할 여자가 어디 있겠어. 여백연이랑 하연수가 아니라 유문하도 날 좋아하지 않을 거야." 이번엔 성신우가 놀랐다. '우리 누렁이 아주 객관적이네!' '그럼 그때는 대체 왜 그렇게 된 거야?' "누렁아, 네가 이렇게 자기 인지가 객관적이라 이 아버지가 아주 흐뭇하구나." "이런 개자식, 날 위로해 주면 안 돼?" "그래-" 성신우는 웃으며 말했다. "누렁아, 네가 성적이 평범해도, 일이 평범해도, 생긴 게 평범해도, 똑똑하지 않아도, 훌륭하지 않아도, 진취적이지 않아도, 상관없어. 다만-" 그는 일부러 말을 끌었다. 황자욱은 그를 빤히 쳐다보았고 성신우가 분명 이제는 자기를 격려하는 말을 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는 그 격려에 힘입을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런데 성신우가 자기를 가리키며 진지하게 말했다. "하지만- 난 안 돼." 황자욱은 정말 어이가 없었다. "신우야, 넌 정말 개자식이야!" ... 아침 자습이 시작되었고 담임 선생님 황여민이 낯빛이 어두워져서 교실로 들어왔다. 황여민은 사십 대였고 옷을 딱딱하게 입었고 눈빛은 아주 날카로웠다. 두 생을 살았지만 성신우도 지금 긴장해 났다- 어떤 공포는 뼛속 깊이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황여민은 6반의 담임 선생님일 뿐만 아니라 3학년 사무실 부주임이기도 했고 국어 팀장이었기에 학년에서도 아주 위신 있었다. 그녀가 강단으로 올라가자 교실이 조용해졌다. 그녀는 바로 말하지 않고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교실을 둘러보았다. 그 모습에 모든 학생들이 자세를 고쳐 앉았다. 지금의 성신우는 당연히 지금 이게 황여민이 반급을 관리하는 수단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더 정확히는 학생에 대한 "복종 테스트"였다. 고등학교 3학년의 담임 선생님으로서 그녀는 학생들과 친구일 필요가 없었고 학생들이 자신을 무서워하는 게 더 중요했다. "할 말이 있어-" 황여민이 말했다. "금요일과 토요일이 바로 세 번째 모의고사야, 바로 너희들이 수능 보기 전, 시에서 마지막으로 통일적으로 보는 시험이니까... 다들 중요하게 생각해..." 마치 보이지 않는 먹구름이 교실의 모든 사람을 덮은 것 같았다. 시험을 정말 잘 보는 공부의 신 말고 누가 시험을 안 두려워 하겠어? 3학년 6반은 중점반이었고 1반과 2반과 같은 실험반과 달랐기에 그런 정도의 선수가 나올 수가 없었다. 황자욱은 아주 긴장해서 엉덩이를 뭉그적거렸다. 그는 어려서부터 긴장하면 엉덩이를 흔드는 버릇이 있었다. 지금은 모두 순진해서 별문제가 없었지만 나중에 이러면 분명 문제를 일으킬 것이었다. "신우야, 또 시험 본대, 나 이번에 망칠 것 같은 안 좋은 예감이..." 황여민이 교실을 나가자 황자욱이 중얼거렸다. "망치면 망치는 거지, 수능도 아닌데 뭘 그렇게 긴장해?" "넌 긴장 안 해? 너 나보다 성적이 더 별로잖아!" "그건 예전이야- 난 지금 완전 대단한 사람이야." "허풍치지 마." 황자욱은 눈을 흘겼다. "그럼 누가 더 성적이 좋을지 내기해 볼래?" "그래, 이기는 사람이 의부인 거야." "내가 아직 연애도 못 해봤는데 아들이 생기겠네." 황자욱은 아주 자신만만해했다. 불쌍한 황자욱은 아직 성신우가 얼마나 대단한지 몰랐고 아주 자신감에 넘쳤다. ... 오전의 마지막 수업은 체육 시간이었기에 성신우는 식당에 몇 분 일찍 도착했고 황자욱의 그의 뒤를 따랐다. 고등학교 3년 동안 두 사람이 항상 같이 밥을 먹었다. "아들, 밥 가져 와, 세 사람 몫이야." 성신우는 원상화가 준 4천 원을 황자욱한테 건넸다. 그와 황자욱은 용돈도 공유했기에 서로 누구의 것이라 할 것 없었다. 솔직하게 말하면 성신우가 황자욱한테서 많이 얻어먹었었다. 전생의 성신우가 용돈의 대부분을 하연수한테 썼기 때문이었다. "뭐라고 부르는 거야!" 황자욱은 그를 힐끗 보고는 돈을 받아 밥 사러 갔다. 황자욱이 가자마자 키가 훤칠하고 훈훈한 남자가 성신우의 옆에 앉았다. 성신우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저기, 학생, 여기 사람 있어." 훈훈한 남자도 미간을 찌푸렸다. "학생? 너 나 몰라?" 성신우가 웃으며 말했다. "내가 너 알아야 해?" 훈훈한 남자는 콧방귀를 뀌었다. "성신우, 연기하지 마, 우리가 같은 반에 3년 있었어. 그리고 난 3년 동안 반장이었고 3년 동안 우수 학생이었어. 학교에서 인지도가 아주 높은데 네가 어떻게 날 몰라?" 성신우는 그제야 생각났다. '이 자식이었어?' 그 녀석은 주지훈이었고 하연수를 쫓아다니는 남자애였다. 그와 성신우가 모두 그녀를 좋아했지만 구애하는 방법이 달랐다. 하연수는 가끔 성신우한테 적극적인 피드백을 주었지만 주지훈은 완전히 드라마를 많이 보았는지 훈남 행세를 하는 사람이었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녀를 행복하게 해야 해, 그녀를 행복하게 하는 사람이 내가 아닐지라도 말이야.] 그게 바로 주지훈이 자주 하는 말이었다. 성신우는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 "무슨 일인데?" "성신우, 내가 알아봤는데, 네가 연수 화나게 했더라고-" 주지훈은 눈썹을 치켜세우고 말했다. "이 반장 체면을 봐서 연수한테 사과해." 그러고는 호주머니에서 2만 원을 꺼내 테이블에 놓았다. 허세 부리는 "주 뜨남"을 보며 성신우는 웃음을 터뜨렸다, '역시 고등학생들은 어른들이 하는 걸 잘 따라 한다니까.' '호박에 줄 긋는단 말이지.' "너... 뭘 웃어?" "당연히 너 비웃는 거지." 성신우는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나랑 하연수가 어떻든, 너랑 상관없어." "너-" 주지훈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해졌다. 그때 황자욱이 걸어왔고 성신우는 귀찮다는 듯 손을 저었다. "저리 꺼져, 안 그러면 우리 누렁이 풀어서 너 물게 할 거야." 황자욱은 아주 키가 컸고 덩치가 좋았다. 웃을 때 바보 같지만 안 웃을 때는 완전히 카리스마 넘치는 황자욱이었다. "허허, 너랑 말 섞기 싫어." 주지훈은 말을 마치고는 비굴하게 도망갔고 테이블에 둔 2만 원도 갖고 가는 걸 까먹었다. 정말 아주 찌질했지만 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자기가 반장이고 3년 동안 우수 학생이었기에 성신우와 같은 양아치랑 말 섞지 않는다고 생각할 것이었다. "신우야, 날 풀어 주지훈 물게 한다고? 날 정말 개 취급하는 거야?" 황자욱은 기분이 언짢았다. 성신우는 테이블에 있던 2만 원을 들고 말했다. "누렁아, 내가 이 돈 우리 둘이 반반 나눈다고 하면, 너 어떡할 거야?" 황자욱은 2초간 멈칫하더니 바로 말했다. "멍멍" 성신우는 환하게 웃었다. '"주 뜨남"이랑 "이 왕왕"이 커플 맺으면 되겠네.' ... 너무 과하게 예쁜지라 어딜 가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여백연이 식당 어구에 나타나자 식당은 난리가 났다. 슥슥- 모두 그녀를 쳐다보았다. 모든 학생들처럼 그녀도 파란색과 하얀색이 섞인 교복을 입고 있었다. 긴 머리는 낮게 묶었는데 머리카락이 아주 까맣고 머릿결도 좋아 많은 이들의 질투를 샀다. 많은 학생들이 교복을 입으면 아주 우스꽝스러웠고 여기가 짧거나 저기가 길었는데 여백연이 입으니 아주 완벽했다. 얼굴은 더 말할 나위 없었다. 갸름한 얼굴에 예쁜 눈매까지, 정말 재벌 집 딸이 틀림없었다. 여백연은 평소 식당에서 밥 먹지 않았고 집에 있는 가정부가 만들어서 시간 맞춰 학교에 가져다주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그녀가 아주 도도하고 오만했다. 사실 그녀는 계속 식당에서 밥 먹고 싶었지만 용기를 내지 못했다. 고등학교 학생이 식당에서 밥 먹으면 모두 한 명 혹은 여러 명이 같이 먹었었다. 특히 학교 숙소에서 사는 애들은 한 숙소가 모두 같이 다녔다. 하지만- 여백연은 친구가 없었다. 말 많은 성신우를 만나기 전까지 말이다. "세상에, 여백연이 웬일로 식당에 밥 먹으러 왔대?" "이건 완전 빅 뉴스야..." "누가 쟤랑 같이 밥 먹을까?" 토론 소리와 함께 남자들은 거의 모두 여백연을 쳐다보았다. 여백연이 예쁜 눈으로 조금 보아도 그들은 바로 머리를 숙였고 얼굴이 빨개졌다. 이게 바로 여백연이었다. 그럴 마음이 없었지만 미모로 사람을 죽일 수 있었다. "여기-" 성신우가 일어서 여백연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옆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여백연이 미모로 사람을 죽인다고 생각했지만 처음 식당에 들어온 여백연은 아주 긴장되어 얼굴이 굳었고 아무런 표정도 하지 못했다. 성신우가 자기한테 손을 흔들어서야 굳어있던 얼굴이 환해졌다. 그녀는 성큼성큼 성신우한테로 걸어갔고 도도했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입꼬리가 점점 올라갔고 주위 모든 걸 환하게 만들었다. 잘못 본 거 아니야? 3년 동안 사람들 앞에서 웃은 적이 없던 여백연이 웃다니! 그 모습은 마치 봄바람처럼 현장에 있던 모든 소년의 마음을 간지럽혔다. 살짝 미소를 지었을 뿐인데 정말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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