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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장

여백연이 아무리 재능이 있다고 해도 겨우 접촉한지라 원조인 성신우를 이길 수 없었기에 완전히 당했다. 성신우는 여백연이 처음 게임 하는 건데 봐주지 않고는 아주 대놓고 그녀를 이겨버렸다. 연속 10번 지고 난 여백연은 드디어 참지 못하고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새빨간 입술을 찌푸렸고 맑고 커다란 눈에 눈물이 맺혔다. 조금 전에 바로 생겼던 게임 소녀의 꿈이 바로 성신우 때문에 매정하게 사라져 버렸다. 성신우는 그제야 자신이 너무 심했다는 걸 인식했다. "화났어?" "아니거든!" "내가 봐줄 걸 그랬어." "봐주지 마!" 여백연은 머리를 돌렸고 얼굴에 온통 고집스러움이었다. 성신우는 뒤통수를 긁적였다. 전생이든 이번 생이든 그는 여전히 여자애를 달래는 경험이 없었다. "그럼... 갈까?" "응." 두 사람은 나란히 게임장을 나갔다. 성신우는 택시를 타고 기사한테 여백연의 주소를 말했다. 가는 길에 두 사람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집에 도착하자 둘 다 내렸다. "가 봐." 성신우는 여백연한테 손을 흔들었지마 여백연은 움직이지 않고 거기 서서 쭈뼛거렸다. "왜 그래?" "성신우, 나... 아까 조금 화났어, 하지만... 지금은 화 안 나." 그러면서 웃었는데 마치 눈 녹듯이 사라졌고 비 온 뒤의 무지개 같았다. "오늘... 너무 기분 좋았어, 나랑 같이 놀아줘서 고마워." 성신우가 웃으며 말했다. "알겠어, 가 봐." 그때 이미 밤이 어두워졌고 밤의 노을이 마치 갓 알게 된 소녀와 소년의 설렘처럼 끊을 수도 멈추지도 않았기에 바람이 살짝 불자 바로 불길이 솟았다. ... 성신우가 집에 도착하자 원상화와 성건국이 이미 소파에 앉아 그를 기다리고 있었고 식탁에는 음식 세 가지와 국이 있었고 뜨거운 열기가 솟아 올랐다. 부부는 밥을 하고 나서 먼저 먹지 않았고 성신우가 돌아와서 같이 먹길 기다렸다. "아빠, 엄마-" 성신우는 부부를 불렀다. 원상화는 손을 흔들었다. "하루 종일 보이지 않더니, 어디 놀러 간 거야, 얼른 손 씻고 밥 먹어." "알겠어." 성신우는 얼른 경례하고 손을 씻고는 식탁에 앉았다. 원상화는 이미 그의 밥을 가져왔고 젓가락까지 같이 주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자 성신우의 신분은 완전히 높아졌다. 세 사람은 아주 다정하게 밥을 먹고 얘기를 나누었는데 정말 화목한 가족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있는 가족의 얘기는 결국 성적으로 주제가 가게 된다, 특히나 갓 3차 모의고사를 치르고 나면 더욱더 그러하다. 원상화는 성신우한테 음식을 집어주면서 성신우의 성적을 물었다. 성건국은 불만에 차서 원상화를 힐끗 보았다. "묻긴 뭘 물어, 시험 다 봤잖아- 네 아들 실력 몰라? 명문대에 갈 수만 있어도 아주 대단한 거야, 정말 SKY 가길 바라는 거야?" 원상화는 성건국을 노려보았고 더는 성신우한테 묻지 않았다. 성신우는 고민에 잠기더니 일단 무난하게 답하기로 했다. "엄마, 괜찮게 본 것 같아, 아마 2차 모의고사보다는 좀 나을걸?" 원상화와 성건국은 그 말을 듣고 안도의 숨을 쉬었다. 2차 모의고사보다 낫다는 건 명문대는 문제없다는 거였다. 성신우는 웃으면서 말하지 않았고 내일 밤 부부가 자신의 진짜 성적을 알고 나서 어떤 표정일지 생각했다. 아주 간단하고 쉬운 수단이었다- 먼저 기대치를 낮추고 다시 만족을 주면 행복감이 바로 상승하는 거였다. ... 주말이 지났으니 당연히 월요일이 되었다. 성신우와 황자욱은 시간 맞춰 교실에 들어갔고 들어가자마자 바로 아침 자습 종소리가 울렸다. 두 사람은 서로 마주보고는 으쓱해했다. 고등학생의 기쁨은 아주 순박했다. 아침 자습 때, 성신우는 반의 분위기가 아주 긴장하다는 걸 느꼈다- 오늘 3차 모의고사 성적이 나오는 날이었다. 성신우는 당연히 긴장하지 않았고 오히려 기뻐했다. 그는 아마 자기가 이번에 학년 10등에는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성적은 평소의 그와 비교하면 아주 일취월장이었다. 아무 이름도 없던 무명에서 순간 최고가 되는 거였다! 역시나- 첫 번째 국어 시간이 되자 담임 선생님 황여민이 두꺼운 시험지를 들고 진지한 얼굴을 하고 교실로 들어왔다. 하이힐이 바닥과 마찰하면서 "딱딱"거리는 소리가 났다. 학생들은 모두 긴장했고 정말 성적이 나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황여민은 표정이 굳은 채로 교실에 들어가 아무 말 하지 않고 교실을 훑어보았는데 낯빛이 아주 어두운 게 당장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았다. 반급 학생들은 모두 심장이 멈추는 것 같았다. "세상에, 멸절 사태는 역시 멸절 사태야. 저 아우라, 저 압박감, 정말 대단해." 성신우는 중얼거렸다. '황 여사의 오늘 "복종 테스트"가 조금 심한 것 같은데, 설마 이번에 우리가 시험 못 봤나?' '그럴 리가 없는데.' '대단해진 내가 있고 중점반에 학년 10등 안에 있는 선수들이 나왔는데, 황 여사가 기분 좋아해야 하는 거 아니야?' 성신우도 압박감이 생겼고 황자욱은 더 심했다. 그는 엉덩이를 흔들거렸고 낯빛이 새하얘졌다. 그는 자기가 시험을 잘 보지 못해서 황 멸절 사태한테 혼날 것 같았다. 이상한 느낌이 십 초간 더 지속되었고 황여민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일단 먼저 시험 종합 상황에 대해 말할 거야. 우리 반이 총체적으로 2차 모의고사보다 아주 좋아, 어떤 학생들은 평소보다 아주 훌륭한 성적을 거두었어, 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말이야... 하지만 어떤 학생은 성적이 아주 떨어졌어... 내가 이름을 말하지 않을 거야. 조금 이따 성적을 공개하면 알아서 봐." "그리고 3차 모의고사 끝나면 마지막 스퍼트 단계야. 거의 목적지에 도착할 때 포기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아, 다들 절대 방심하지 말고- 수능에서 좋은 성적 보여서 부모님한테 미안한 짓 하지 말고 자기한테 미안하지 않게 잘해." 전처럼 황여민은 압박 교육을 하고는 바로 시험지를 나눠주었다. 그녀는 국어를 가르쳐주었기에 국어 시험지부터 나눠주었고 점수가 높은 순서로부터 강단에 시험지를 가지러 갔다. 그 과정은 바로 점수를 높게 맞은 학생들이 영예를 누릴 수 있는 과정이었고 점수가 낮은 학생들이 정신을 차리게 하는 격려였다. "주지훈 87점, 손연서 83점, 유문하 81점, 하연수 79점... 황자욱 76점... 성신우 67점..." 황여민은 아주 차분하게 아무 감정 없이 불렀는데 완전히 기계 같았다. 반에서 국어 시험을 가장 잘 본 사람은 주지훈이었고 87점을 돌파한 건 무조건 최고의 수준이었다. 사실 말하고 행동하는 것에서 알 수 있다시피 주지훈의 집에 많은 공무원이 있었기에 선비 가문이라고 할 수 있었다. 가족의 영향으로 인해 주지훈도 책을 아주 많이 보았었다. 젊은 나이에 바로 <만력 15년>과 같은 고육량도 알아보지 못하는 책을 보기 시작했다. 허세 부리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이 알아볼 수 없는지 몰랐지만 그는 정말 책을 읽었다. 그것만 해도 성신우는 그 녀석을 아주 존경했다. 보통 고등학생들이 허세를 부리려면 기껏해야 <의림>, <독자>을 보지만 주지훈은 감히 <만력 15년>을 읽었는데 그건 대체 얼마나 허세 부리고 싶어야 가능한 일일까? 자신이 반에서 국어 1등이라는 말을 들은 주지훈은 바로 머리를 들고 오만해 했다. 심지어는 머리를 돌려 도발하듯 성신우를 힐끗 보았다. 성신우가 요즘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걸 그도 알고 있었다. 전에는 성신우의 성적이 갑자기 진보해서 반장인 자신을 초과할까 봐 걱정했었다. '걔가 날 이기면 내 체면은 어떡해?' 성신우의 성적이 오르지 않았다- 적어도 국어는 그랬기에- 드디어 안심했다. 국어가 이렇기에 다른 과목도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신우야, 너 안 되겠네-" 황자욱도 눈을 흘겼다. '전에 내 앞에서 그렇게 허세 부려서 정말 '용이 승천'한 줄 알았잖아.' '그런데 고작 이 정도야?' 성신우는 주지훈의 무시하는 눈빛을 보았고 황자욱이 흘겨보는 것도 보고는 자기도 몰래 웃었다. '먼저 낮은 것부터 말하려는 거네.' '조금 이따 입 삐죽거리며 말해야겠네.' "삼 년 기한이 되었으니, 용왕님이 돌아왔다?" 국어는 갑자기 성적이 오르는 가능성이 없었다. 성적은 모두 예상했던 거였기에 반에서 큰 문제를 일으키지 못했다. 주지훈은 뭔가 불쾌했다- 그가 반에서 1등 했는데 박수도 없고 부러움도 없었다. '선생님까지 왜 날 칭찬 안 하는 거지?' 국어 시험지를 나누고 나서 수학 시험지를 나누었다. 원래대로 성적이 높은 사람부터 불렀다. 학생들은 모두 긴장했다. 모든 과목에서 수학은 파동이 제일 컸다. 문제 풀이 하나에 6점, 7점씩 차이가 났다. 문제를 풀 수 있는지 없는지는 순간의 생각이 아주 중요했기에 학생의 심리소질이 아주 중요했다. "성신우 100점, 손연서 87점... 황자욱 82점... 하연수 76점... 유문하 73점... 주지훈 69점..." 3차 모의고사 시험의 총체적으로는 어렵지 않았지만 수학은 꽤 어려웠다. "손연서도 87점밖에 못 맞았잖아, 이번에 수학 정말 어려운가 보네." 옆에 있던 학생이 중얼거렸다. "성신우가... 100점이라니." 성신우의 이름을 부르던 황여민은 머리를 들어 성신우를 힐끗 보았다. 학생들은 참지 못하고 숨을 들이쉬었다. 성신우가 100점 맞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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