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장
진태현은 목제 그릇 하나를 발로 차고는 편안한 표정을 지었다.
“근데 봐봐요. 야만인들은 아직 도자기를 만들 줄도 모르잖아요. 그저 동물 뼈다귀나 나무로밖에 못 만드니까 우리한테 별로 큰 위협은 안 될 거예요.”
이설아는 그제야 깨닫고 야만인들에 대한 걱정을 덜었다.
“그러니까 저희가 야만인들을 우연히 마주친다고 해도 무서워 할 필요가 없다는 거죠?”
진태현은 잠시 침묵하더니 엄숙하게 말했다.
“그래도 방심하면 안 돼요. 그들이 뼈다귀와 돌로도 도구를 만들 수 있으니까 우리한테 위협이 될 수도 있어요. 그저 위험 지수가 조금 낮을 뿐이죠.”
진태현은 갑자기 긴장하더니 눈빛도 함께 불안해졌다.
“저희 얼른 캠프로 돌아가요.”
말이 끝나기 바쁘게 진태현은 성큼성큼 걸어서 동굴 밖으로 나왔다.
이설아도 급히 뒤따라 나왔다.
“같이 가요. 무섭단 말이에요.”
동굴 안은 음침했고 동굴 벽에는 이상한 그림들이 가득 새겨져 있었다. 이설아가 무서워할 수밖에 없었다. 이설아는 잠시라도 진태현 곁을 떠나기 싫었다.
진태현은 마치 발에 바퀴라도 달린 듯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여행 크리에이터인 이설아가 아무리 야외 여행 경험이 많다 해도 이렇게 빠른 걸음은 따라잡기 힘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설아는 진태현에게서 한참이나 떨어졌다.
이설아는 가쁜 숨을 헐떡이며 그대로 주저앉아 큰 소리로 외쳤다.
“태현 씨 저 너무 힘들어서 안되겠어요. 조금만 쉬었다 가요.”
진태현은 똥이 나올 지경으로 급했지만 이설아를 버리고 혼자 돌아가자니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무기력한 그녀가 안타까운 진태현은 한숨을 쉬고 이설아 옆에 다시 돌아와 엄숙하게 말했다.
“따라오지 말라고 했잖아요. 기어코 따라와서는 이게 뭐예요.”
이설아는 종아리를 주무르면서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뭐가 그리 급해요? 야만인들이 아직 우리 캠프를 못 찾았을 수도 있잖아요.”
“그리고 강한 윤소정이 있잖아요. 남아있는 사람들과 함께 야만인들을 상대하지 않았을까요? 야만인들은 뼈다귀와 돌밖에 쓸 줄 모른다고 태현 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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