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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장

아무리 노력해도 진태현이 꿈쩍도 하지 않자 화가 치민 이사라는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다. “진태현! 내가 진짜 미쳤었지. 너 같은 거랑 결혼을 했다니. 넌 결국 이 섬에서 죽을 거야! 평생 여기서 나갈 수 없을 거라고!” 하지만 그녀의 악담에 진태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사라 씨? 하, 이번엔 혼자 온 거예요? 또 뭘 빼앗으려고요?” 이사라의 목소리를 들은 고하늬가 밖으로 나왔다. ‘여기까지 혼자 온 걸 보면 불쌍한 척으로 태현 씨 동정심을 얻어내려는 수작인 거겠지. 저 물러터진 남자가 또 넘어갈라.” 고하늬를 발견한 이사라는 화가 치밀어 씩씩대면서도 그녀에게 맞은 기억 때문인지 막무가내로 달려들진 않았다. “내가 내 남자랑 대화 좀 하겠다는데 그쪽이 무슨 상관이죠?” 이사라의 말에 진태현이 바로 끼어들었다. “나 이제 네 남자 아니야. 너한테 넘어간 수많은 남자들 중에 이제 내 자리는 없어.” 이사라는 그런 진태현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이 자식이 진짜 눈치 없게...’ 역시나 고하늬는 경멸 어린 시선으로 그녀를 훑어보았다. “이렇게 구는 거 솔직히 쪽팔리지도 않아요? 나 같으면 이만 포기할 텐데.” 그리곤 진태현이 들고 있는 물고기를 발견하곤 바로 눈을 반짝였다. “어머, 여보! 우리 여보 완전 능력자네요. 물고기를 이렇게 많이 잡았어요? 우리 오늘 파티해도 되겠어요! 물고기는 구이에 찜으로 해 먹고 소라도 쪄요. 아, 국은 미역국이 좋겠네요.” ‘자기’라는 호칭에 순간 움찔했지만 진태현은 흐뭇한 눈빛으로 고하늬를 바라보았다. ‘역시 똑똑하다니까... 내가 곤란한 걸 알고 바로 장단 맞춰주는 거야.’ 그렇게 고하늬와 함께 베이스캠프로 돌아가려던 진태현은 여전히 뒤를 따르는 이사라를 향해 말했다. “야, 나 농담하는 거 아니야. 더 늦으면 진짜 독사들이 득실거릴 거라고.” 고하늬도 발로 바닥에 줄 하나를 그으며 경고했다. “이게 우리 구역 경계선이나 마찬가지예요. 침입자는 내가 바로 처리할 거니까 각오 해두는 게 좋을 거예요.” 고하늬의 경고가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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