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장

“야외에서 뛰는 걸 알고 있었어요?” 정지연은 저항하며 자신의 손을 빼내려고 햇지만 주민환은 되레 손에 힘을 더 주었다. “누가 봐요….” 엘리베이터를 나오자 정지연은 무의식적으로 귀띔했다. “무슨 문제 있어요?” 걸음을 멈춘 주민환은 등을 돌려 그녀를 쳐다봤다. 검은색 눈동자에는 모든 걸 집어삼킬 듯한 힘이 일렁이고 있어 그녀는 저도 모르게 달아오르는 듯 했다. “우리 결혼 비밀이잖아요…>” 정지연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당신이 과하게 해석한 거예요. 어제 나랑 만나보기로 한 거 기억 안 나요? 인정하기 싫다는 거예요?” 그의 낮은 목소리가 귓가로 전해졌다. 하지만 왠지 거절할 수 없는 아우라에 그윽한 눈동자는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마치 인정하지 않으면 다음 순간 집어삼킬 듯 굴었다. 아니…. 이게 지금 뭐지? 정지연은 당연히 약속을 지켰다. 다만 왜 이 남자, 왜 이렇게 갑자기 위압감이 느껴지는 거지? 강압적이고 강제적이었다. “그럼, 당신, 왜….” 미간을 찌푸린 정지연을 본 주민환은 남몰래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의 조급한 행동에 그녀가 놀랐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잇지만 그는 왠지 모르게 그녀의 삶에 녹아들고 싶었고 그녀의 습관에 익숙해지고 그녀의 리듬에 적응하고 싶었다. 그렇게 생각한 주민환은 등을 돌려 곧바로 그녀를 품으로 당겨 살짝 안았다. 양손으로는 얇은 등을 누른 채 바다같이 그윽한 눈동자로 그녀를 주시햇다. “지연 씨, 제가 하는 일들은 다 진심이에요. 하고 싶으면 하는 거예요. 당신도 저에게 익숙해져요. 저를 거부하지 말고요. 네?” 정지연은 잠시 침묵했다, 늘 담담하던 마음에 지금 왠지 모를 파동이 일었다. “그, 공공장소에는 그래도 조심해 주세요….” 그녀는 이런 것들이 너무 익숙하지 않았다. 남들은 어떤지도 몰랐다. 아마 혼자 지내는 것에 익숙해진 탓인지 누군가가 정말로 그녀의 인생에 들어온다고 하니 조금 적응이 안 됐다. 그녀가 침묵하자 주민환은 입꼬리를 올려 옅은 미소를 짓더니 큰손으로 그녀의 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