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장
그리고 다음 순간, 조금 차갑고 건조한 큰 손이 그녀의 손등을 작게 토닥거렸다. 위로를 하듯 천천히 긴장을 풀어주고 있었다.
“그동안 혼자 버티느라 많이 힘들었죠?”
그의 목소리는 낮고 평온했지만 치명적일 정도의 위안을 주고 있었다.
그 목소리가 귓가에 닿은 순간 정지연은 왠지 모르게 늘 더없이 강인하던 심장이 조금 떨렸다.
그녀는 절대로 연약한 여자가 아니었다. 자신이 누군가의 보호가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동안 진작에 혼자 지내는 것에 익숙했다.
아무리 큰 곤경을 마주한다고 해도 그녀를 계속 버티게 했던 것은 더없이 강인한 심장이었다.
하지만 지금, 누군가가 그녀에게 힘들진 않았는지 묻고 있었다….
“주민환 씨, 그거 알아요? 그 누구도 저에게 그런 질문을 한 적 없어요.”
한참이 지나서야 정지연은 낮게 대답했다.
“사실 아직 정말로 어떻게 대답을 해줘야 할지 모르겠어요. 힘들지 않다기엔 익숙해져서 그런 것 같고 힘들다고 하기엔 매번 곤경에 처할 때면 확실히 힘들긴 하거든요.”
“하지만 사람이면, 안 힘들 수는 없지 않을까요? 위가 힘든 건, 무언가 할 수 있는 게 있어서잖아요. 대부분 사람들은 아무리 힘들어도 현재의 상황을 바꿀 수 없잖아요. 그런 사람에 비하면 전 제가 너무 운이 좋다고 생각해요.”
주민환은 미소를 지으며 저도 모르게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정 교수는 자기 위안으로 감정을 조절하는 데 능하네요, 컨디션 관리 달인이네요.”
그 말에 정지연은 멈칫하더니 웃으며 말했다.
“저에 대한 평가가 꽤 괜찮은 것 같네요, 주민환 씨?”
“네, 제 평가는 비교적 객관적이거든요.”
주민환의 낮은 목소리에는 옅은 온기가 담겨 있었다. 시선을 내린 그는 정지연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여과 없이 드러난 눈빛은 그윽하고도 맑아 마치 순식간에 사람의 마음을 꿰뚫을 것만 같았다. 그 눈빛에 정지연은 왠지 모를 압박감이 느껴졌다.
이 순간, 마음 속의 어는 부분에서 정지연은 이 남자의 사고가 자신과 같은 위치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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