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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사모님처럼 높은 분이라면 그냥 아무 사람이나 시켜서 해결하면 되지 않겠어요?” 유송아의 목소리는 아주 낮았지만 담긴 의미는 너무도 잔혹했다. “밤길이 얼마나 위험한데요? 그 여자가 운 나쁘게 강도를 만나서 변을 당하면 어떨까요? 그 강도가 그 여자를 보고 욕심을 내서 몸을 더럽히고 얼굴까지 망가뜨린다면... 그렇게 되면 도련님께서도 더는 그 여자를 좋아할 수 없겠죠?” 강서우는 유송아의 말에 콧방귀를 쳤다. 그리고 유송아의 기대 어린 시선을 지나쳐 그녀의 등 뒤를 향해 시선을 보냈다. “도련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 이 방법이 괜찮을 것 같아요?” 그 말에 유송아의 몸이 굳어졌다.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자 그곳엔 이세빈과 박민재가 나란히 서 있었다. 유송아는 너무 놀란 나머지 펄쩍 뛰어오르듯 몸을 들썩였다. 입술이 떨리며 말을 꺼내려 했지만, 너무 당황한 나머지 혀까지 깨물 뻔했다. “민재 씨, 도련님... 저는 방금...” “유송아! 도대체 사모님께 무슨 말을 한 거야?” 화가 난 박민재는 단숨에 그녀를 거칠게 끌어냈다. 그리고는 이세빈과 강서우의 표정을 살폈지만 두 사람 모두 놀라울 정도로 태연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 무서웠다. 그들의 속마음을 가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박민재는 급히 사과하며 유송아를 한쪽으로 데려갔다. 그러고는 평소와는 달리 노발대발 화를 내기 시작했다. “너 진짜 사태를 더 심각하게 만들 생각이야? 강서우의 존재를 사모님한테 알려서 대체 무슨 이득을 보려고 한 거야? 우리 그룹과 이씨 그룹의 협력까지 망칠 셈이야?” 유송아는 그제야 상황이 자신에게 불리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그대로 박민재의 품속으로 파고들며 울먹였다. “저는 잘못한 거 없어요. 그냥 민재 씨를 위해서 그랬다고요. 당신은 강서우 그 여자를 사랑하잖아요. 그러니까 사모님이 나서서 강서우를 밀어내 그 언니도 정신 차리고 당신한테 돌아올 거 아니에요!” 그녀는 서럽다는 듯 점점 더 심하게 흐느꼈다. “민재 씨가 정말 서우 언니를 사랑한다면... 전 셋째 도련님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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