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화

유송아는 분노에 이를 갈았다. 그녀가 박민재를 통제할 수 있었다면 박민재가 매일 강서우를 쫓아다니게 내버려두지 않았을 거다. 유송아는 평소 온화한 모습을 지운 채 위협적인 모습으로 다가갔다. “눈치껏 행동해요. 민재 씨는 몰라도 난 알아요. 이씨 가문 내연녀가 어디 쉬운 자리인가요? 얌전히 굴면 먹고살 돈은 충분히 받을지 모르잖아요. 하지만... 계속 민재 씨 꼬드길 생각이면 그쪽이 내연녀라는 거 그 댁 사모님한테 다 말할 거예요. 사모님이 결혼한 자기 남편이 밖에서 그쪽이라는 내연녀를 키운다는 걸 알면 어떨 것 같아요?” 유송아의 눈동자 속 악의에 찬 눈빛이 번뜩였다. 이씨 가문은 망나니 이세빈을 건드리진 않아도 아내를 시켜 내연녀인 강서우를 처리할 거다. 강서우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사모님이 누구인지는 알고 지금 여기서 날 협박하는 거예요?” 당연히 유송아는 모른다. 하지만 자신을 경멸하는 듯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강서우 앞에서 솔직하게 모른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이씨 가문의 가풍을 잘 알고 있는 그녀는 수준 맞는 재벌가 아가씨거나, 온화하고 배려심 깊은 정계 딸이나 선생님으로 남들보다 훨씬 뛰어난 외모를 자랑할 거라 생각했다. 이씨 가문은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데가 아니니까! 그 생각에 유송아는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당연히 만나봤죠! 사모님은 그쪽보다 더 품위 있고 우아해요. 당신 같은 내연녀랑은 비교도 안 된다고요!” “풉.” 강서우가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 정말 보기 드문 천재라니까요.” 그녀의 웃음소리를 들은 유송아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불쾌함을 느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왜 웃어요?” “어릿광대가 위아래로 펄쩍펄쩍 뛰는데 어떻게 웃음을 참을 수 있겠어요? 참 재밌네, 너무 재밌어요!” 강서우는 웃느라 눈물까지 찔끔 새어 나왔다. 사모님이 눈앞에 있는데도 전혀 모르는 꼴이 얼마나 우스운가! 유송아는 그녀의 웃음에 소름이 돋으며 수치심이 밀려왔다. 괜히 마음에 찔려서 눈빛이 흔들리며 어떻게 이 상황을 만회할지 생각하는데 문득 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