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5화
[네가 박 대표한테 한 번만 부탁해 준다면 일도 순조로워질 거야.]
도무지 친아버지 입에서 나올 말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딸을 협박하다니 말이다.
강서우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회사 바깥 인맥을 조금 동원해서 먼저 문제를 해결해 볼까 고민했다. 강준하에게 굽히고 들어가 박민재에게 부탁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바로 그때, 휴대폰이 번쩍거리며 이세빈이라는 이름이 나타났다. 강서우는 깜짝 놀라서 주위 사람들을 먼저 내보낸 뒤에야 이세빈의 전화를 받았다.
“나 지금 아래에 있어.”
이세빈의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강서우는 놀라서 물었다.
“강성 그룹 1층이라고요? 여기까지 왜 왔어요?”
말하면서 그녀는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단 한 순간도 지체하지 않고 아래로 내려갔다.
이세빈은 그녀의 질문에 직접 답하지 않고 단지 한 마디만 던졌다.
“기다리고 있을게.”
“금방 가요.”
강서우는 허둥지둥 엘리베이터에 올라 휴대폰을 꼭 쥐었다. 이세빈이 강성 그룹까지 직접 찾아올 정도면 뭔가 큰일이라도 생긴 건가 싶었다.
그녀는 서둘러 로비로 뛰어가 출입 게이트 앞에 조용히 서 있는 이세빈을 발견했다.
진한 갈색의 맞춤 수트에, 반짝이는 빈티지 구두. 꼭 19세기 신사를 떠올리게 하는 모습에, 뚜렷한 이목구비가 더해져 지나가던 직원들의 시선이 그에게 쏠리고 있었다.
강서우는 게이트를 지나 그의 앞에 다다랐다.
“미리 말해 줬으면 아무도 못 막았을 텐데요.”
강성 그룹 전체가 이세빈을 아는 건 아니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이세빈은 뛰어온 탓에 볼이 살짝 달아오른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자신을 보러 달려왔다는 사실에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강서우가 뛰어올 정도라면 이 정도쯤은 기다릴 만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겉으로는 덤덤하게 말했다.
“할 말이 있어서 왔어.”
“이쪽으로 와요.”
강서우가 그를 위층으로 안내했다.
두 사람이 사무실에 들어서자, 이세빈은 가방에서 두툼한 서류를 꺼냈다.
강서우는 곧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이신 그룹 구름시 쇼핑몰 협력 프로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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