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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장

강이안은 강로이가 자기편을 들어줄 거라 생각했지만 시선을 돌려보니 강로이는 반짝이는 눈으로 임유나를 바라보며 감탄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정말 대단해! 어떻게 저렇게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지?’ 이렇게 말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강로이가 감탄할 만도 했다. 단순한 관찰과 몇 마디 질문만으로 상황을 꿰뚫고 본질을 지적해내는 능력이라니... 강이안은 자신도 저렇게 할 수 있다면 사기를 당하지 않을 수 있었을 텐데라고 생각했다. “1분 남았어. 안 받아들이면 우리 간다?” 강시후가 옆에서 재촉했다. 아빠가 이렇게 무자비하게 나오는 걸 보고 강이안은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죽을 지 살지에 대한 문제인데 아예 신경 안 쓰고 이렇게 그냥 간다고요?” ‘아까는 해결 못 할 일 있으면 도와주겠다고 하지 않았나?!’ 강로이는 혀를 차며 동생인 강이안이 참 어리석다고 생각했다. “강이안, 이 사람들이 널 죽이진 않아. 넌 고작 창피당하고 몸 좀 아플 정도겠지. 그래도 우리가 선택할 기회는 줬잖아? 거절하면 고생은 네가 스스로 자초한 게 되는 거다?” 한규진 사건을 겪으면서 강로이는 이제 가문의 방침을 완전히 파악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임유나의 방침이었다. 강시후는 임유나를 전적으로 따르고 있었다. 떼 써봐도 소용없었다. 임유나가 논리적으로 얘기할 때 순순히 받아들이는 게 최선이었다. 강로이는 자신이 병원에서 한씨 가문의 사람들과 살면서 이옥순을 돌보던 날들을 떠올렸다. 현실은 참 가르침을 받을 곳이 많았다. 강이안은 강로이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언제나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며 자신이 즐거우면 그만이었고 기분이 좋지 않으면 그 무엇도 가만히 두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대장 곁의 충실한 부하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난 누나 친동생 아닌가? 왜...’ 다른 쪽을 바라보니 강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고 있었다. 강이안은 분노에 차 표정이 굳어졌다. ‘친동생도 소용없고 친아들인데도 모른 척하다니...’ 마침내 임유나를 경계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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