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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장

강시후는 아들의 상처를 보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눈살을 찌푸렸다. 강이안은 세 아이 중에서도 가장 활발하고 시끄러운 성격이라 작은 불이익도 절대 참지 않는 아이였다. 만약 억울한 일이 생기면 하늘을 뒤집어 놓을 기세로 달려드는 성격이라 강시후는 이 상처가 분명히 누군가에 의해 생긴 것임을 직감했다. 강로이가 물었다. “너 도망가고 싶다며? 데려가겠다고 왔는데 왜 안 가?” 도망가겠다고 했던 일을 강로이가 말하고 ‘누나한테만 도망가겠다고 말했는데 아빠가 별 반응이 없으시네? 그새 날 팔아넘긴 거야?’ “아직 복수도 못 했는데 안 가요. 전에 도망가려고 한 건 임형원에게 보낼 생각이었어요.” 강시후가 다시 물었다. “대체 무슨 일인데?” 강이안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강시후를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믿기 어렵다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예전에는 해결할 수 있냐고만 물었잖아요. 제가 할 수 있다고만 하면 관심도 없었으면서 지금 와서 대체 왜 무슨 일인지 묻는 거죠?” 강시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임유나 앞에서 좋은 아빠 역할을 하며 점수를 좀 따고 싶었는데 강이안의 말로 인해 무참히 실체가 들통 나버린 것이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정말 끝장이 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헛소리하지 마! 너한테 해결 못 할 일이 생기면 내가 나서는 게 당연한 거지. 왜 예전 일을 들먹이고 그래?” 강시후는 의기양양하게 대꾸하면서도 살짝 변명했다. 곁에 있는 임유나의 얼굴색을 슬쩍 확인하니 마음이 불안해졌다. ‘표정이 아까보다 더 안 좋아진 건가?’ 강이안도 따로 대꾸하지 않고 속으로 생각했다. ‘원래 아빠는 신경 안 쓰셨으면서... 대체 이제 와서 무슨 자존심을 챙기려는 거지?’ 그러다 강이안은 임유나를 바라보았다. ‘예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이 사람이 추가된 거지...’ “아직 이 사람에 대해 소개도 안 했잖아요!” “네 일부터 말해.” 임유나는 평소 침착한 성격이지만 가족과 관련된 일, 특히 아이들과 관련된 일이라면 예외였다. 강이안의 상처를 본 순간부터 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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