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장
파도가 물결을 일으키며 해변을 감싸고 물과 하늘이 하나로 이어진 광활한 풍경이 마음을 탁 트이게 한다.
강로이는 이곳에 며칠 머물렀다.
처음엔 혼란스럽고 불안했지만 이제는 차분해진 마음으로 밤새 바다를 바라보며 감정을 다스렸다.
한때 그렇게도 동경했던 한규진에 대한 감정이 이제는 이렇게 바뀌었다.
‘사랑의 끝은 결국 번거로움뿐인가? 혼자가 편해!’
이건 실연이라기보단 3년간 진심을 다해 열렬히 바라본 스타의 이미지가 추락했을 때 느낄만한 기분이었다.
그것도 스캔들이 터져서가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다른 사람이라는 걸 깨닫게 된 것이었다.
‘아니, 애초에 내가 생각한 모습과는 전혀 달랐던 거겠지!’
여러 감정의 단계를 거친 끝에 강로이의 마음엔 허전함과 평온함만이 남았다.
그녀는 이제 한규진과 제대로 이야기를 나누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별을 고하는 것 말이다.
그동안 자신이 했던 거짓말과 내기까지 떠올리니 머리가 아팠다.
하지만 이제 한규진의 반응에 신경 쓰지 않는 자신을 보며 강로이는 깨달았다. 스타의 사생활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는 것은 결국 실망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제 마지막 하루만 더 쉬다가 내일은 인하시로 돌아가 한규진을 만나 모든 걸 털어놓기로 했다.
그렇게 결정을 내리고 나니 몸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이 모든 걱정은 결국 강로이 스스로 자초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마지막 하루의 여유마저도 허락되지 않았다. 한규진이 그녀를 찾아온 것이다.
“강로이!”
깨끗한 셔츠 차림을 한 한규진의 창백한 얼굴에는 다크서클이 드리워져 있었고 바닷바람에 헝클어진 머리카락과 고통스러워 보이는 눈빛에는 슬픈 감정이 묻어났다.
그는 다가와 강로이를 안으려 했지만 강로이는 한 걸음 물러서며 피했다. 그러자 한규진은 발걸음을 멈칫하며 상처받은 표정을 지었다.
“강로이, 제발 도망가지 마. 여자애가 혼자 밖에 있는 건 위험해.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기나 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우리 같이 해결하자. 응?”
“한규진, 우리 헤어지자.”
짝사랑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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