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장
이윤아는 잡지사 일로 눈코 뜰 새 없는 하루를 보냈지만 그 어떠한 진전도 없었다.
과거라면 전화 한 통 심지어 메일 한 통으로 해결될 일인데 직접 만나러 가도 상대는 무참히 거절했다.
너무 많은 세월이 지나 이윤아는 이미 자신이 갓 입사했을 때 얼마나 힘들었는지 잊었고 마치 이 모든 것이 자신의 노력과 피땀으로 이뤄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여 강시후가 더 이상 강씨 가문을 등에 업을 생각하지 말라는 그 말에도 전혀 두렵지 않았다.
그녀는 글로벌 패션 잡지사의 서남 구역 편집장이다. 본사가 그녀를 인정하고 부하는 그녀의 지시를 잘 따른다. 그녀는 자그마치 10년 동안 지금의 자리를 지켜왔다. 10년이면 강산도 바뀔만한데 말이다.
하지만 그 자랑거리는 하루 만에 처참히 무너졌다.
오늘 닥친 일을 떠올리자 이윤아는 로엘 그룹이라는 타이틀이 없으면 잡지사 편집장이든 이윤아든 그들에게는 그 어떤 가치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녀는 여태 미래를 위해서 강로이의 마음을 얻으려고 했다. 그러나 지금 보니 강로이의 마음을 잡지 못하면 지금의 그녀도 사라질 것이다.
사무실에 앉아 있던 이윤아는 멍한 눈빛을 하였다.
그때 한규진이 전화를 걸어왔다.
“강시후가 완전히 돌아버렸어. 자기 딸이 바뀐 걸 나한테 화풀이하고 있어. 그게 나랑 뭔 상관이야? 지금 잡지사가 엉망이 됐다고!”
화풀이하듯 이윤아는 한규진에게 원망하는 말들을 쏘아붙였다. 그녀는 너무 억울해 도저히 버티기 힘들었다.
몇 년 동안 이룬 성과는 없지만 그래도 정성을 가득 들였는데 강시후는 이렇게 무참히 자신을 버렸다. 이윤아는 그동안의 정이라도 있으니 강시후가 자신을 중요하게 생각할 거라고 여겼다.
하여 그녀는 임유나라는 대타를 얼른 떼어놓고 정식으로 자신의 마음을 강시후에게 고백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게 물거품이 되었다. 강시후에게 이윤아는 정말 바닥에 버려진 껌보다 못한 존재 같았기 때문이다.
한편 한규진은 돌아버린 듯한 이윤아를 상대할 겨를이 없이 자신이 얻고 싶은 소식만 듣고 얼른 전화를 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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