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장
강로이와 강시후의 대화는 분명 신뢰 없는 부녀 관계를 드러내고 있었다. 강로이는 내일 한규진의 빚을 갚아주려 한다는 사실을 집에서 이미 알고 있는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
임유나는 한규진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와 엮인 양아치 무리까지 알아냈다. 그들은 빚을 대신 받아주는 업체의 하수인들로 평소 거리에서 빈둥대며 다니는 불량배들에 불과했다. 임유나는 집사에게 신분을 위장해 그들에게 접근하라고 지시했다.
한규진 아버지의 빚을 누군가 갚거나 새로운 빚이 생기는 등 관련 정보가 있으면 그녀에게 알려주기로 했고 그 대가로 보수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 기회를 놓칠 리 없는 양아치들은 당연히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강로이가 빚을 갚겠다고 전화한 지 채 5분도 되지 않아 임유나는 곧바로 그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강로이가 갑자기 손에 넣은 그 돈이 어디서 왔는지는 반드시 확인해야 할 일이었다. 강시후와 임유나는 거실에 앉아 강로이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어디서 난 돈이야.”
강시후의 단호한 물음에 강로이는 얼굴이 하얘졌다. 아버지가 이미 알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돈, 돈은 아직 쓰지도 못했는데 다 사라졌어요. 으흑흑...”
강로이는 속상함에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집에서 돈을 지원해 주지 않으니 어렵사리 마련한 2억이 허망하게 사라진 것이다. 게다가 내일 돈을 갚지 못하면 한규진이 더 큰 곤란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녀는 강시후의 물음에 결국 참아왔던 눈물을 터트렸다.
‘왜 나는 하는 일마다 이렇게 꼬이는 걸까!’
슬픔 속에 자신의 상황을 털어놓던 중 강로이는 그 돈이 민지원에게서 빌린 것임을 실수로 흘리고 말았다. 결국에는 다 포기한 듯 강시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빠, 저 한규진을 돕고 싶어요. 한규진은 정말 착하고 똑똑해요. 시험마다 전교 1등을 하기도 하고 게다가 아주 다정해요...”
강로이는 한규진의 장점들을 쉼 없이 나열하며 마치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보였다. 그녀의 눈에는 그저 이상적인 모습만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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