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장
때로는 돈이 쉽게 들어오면 쉽게 나가는 법이다. 강로이가 그 대표적인 예였다. 2억 원이 손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사라져 버렸으니 말이다.
반 시간 전 민지원이 이체한 돈을 받은 강로이는 가장 먼저 한규진에게 안심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나한테 2억이 있으니까 내일 가져다줄게.]
하지만 한규진의 답장은 차가운 네 글자였다.
[필요 없어.]
강로이는 입술을 감쳐물었다. 한규진은 언제나 이렇게 강한 척을 했다. 너무 강하면 오히려 쉽게 부러질 텐데도. 하지만 강로이는 그의 차가운 겉모습에 주눅 들지 않았다. 한규진의 따뜻한 내면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니까.
강로이는 한규진의 성격을 생각하며 내일 그를 찾아가지 않기로 했다. 대신 직접 그 양아치들을 만나 돈을 갚아주면 될 일이었다. 설사 한규진이 돈을 되찾으러 간다고 해도 그들이 순순히 돌려줄 리 없었으니 말이다.
강로이는 그 양아치들의 번호를 가지고 있었다. 그때 공항에서 한규진의 전화를 받기 전 그들에게서 두 통의 부재중 전화가 와 있었고 통화가 안 되자 한규진의 전화로 연락을 해온 것이었다.
그래서 강로이는 직접 그들에게 전화를 걸어 내일 한규진을 대신해 돈을 갚겠다고 약속했다.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다. 내일 약속 장소에 가서 돈을 주고 빚 문서를 돌려받기만 하면 된다.
좋아하는 사람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준다는 생각에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강로이는 흥얼거리며 집으로 향하던 중 길에서 넘어진 할아버지를 화단 쪽으로 부축해 드리는 여유도 부렸다.
그러고 나서 강로이는 길가에서 택시를 잡아탔다. 기분 좋은 마음을 계속 간직한 채 집에 거의 도착할 무렵 문득 주머니 속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어?’
카드가 없었다. 처음에는 자신이 깜빡하고 어딘가에 떨어뜨렸다고 생각해 돌아가서 찾아봤지만 카드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래도 아직 당황하기는 일렀다. 다른 카드로 돈을 옮겨 놓고 내일 그들에게 주면 될 거라 생각했다.
천천히 핸드폰을 열어 모바일 뱅킹 앱에 로그인해 돈을 이체하려는 순간 강로이의 눈이 휘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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