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54장
산부인과에 도착한 진몽요는 배가 고파왔다. “저번에 의사 선생님이 아침 먹고 오지 말라고 하셔서 안 먹었더니 배고파 죽겠어요.”
경소경은 부드럽게 말했다. “괜찮아요, 검사 다하고 내가 맛있는 거 사줄게요.”
이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공복 검사에 피 거마도 포함된 줄 몰랐다. 피를 몇 통이나 뽑아서 그녀는 보기만 해도 팔이 아팠고, 피를 다 뽑은 얼굴은 창백해졌다.
경소경은 그녀를 대신해서 거즈를 눌러주며 조심스럽게 부축했다. “피 좀 뽑은 거니까 엄살 부리지 말아요. 이정도 뽑는다고 빈혈 생기는 것도 아닌데, 나 놀래키지 말고요.”
그녀는 불쾌한 듯 그를 노려봤다. “빈혈도 아니고 머리도 안 어지러운데, 아프다고요!”
이때, 경소경은 복도에서 익숙한 두 사람을 보았고, 한 명은 안야였고, 나머지 한 명은 남자인데 등지고 있어서 얼굴을 보지 못 했다.
진몽요는 한 눈에 알아봤다. “안야랑 아택? 이게 무슨 상황이에요? 둘이 사귀는 건가? 안야도 검사하러 온 거겠죠?”
경소경은 관심이 없었다. “우린 가요.”
진몽요는 움직이지 않았다. “아닌데, 아택은 예군작의 사람인데 어떻게 안야랑 사귀겠어요? 보통 산부인과에 검사 받으러 오면 부부들끼리 오는 거 아니에요?”
경소경은 그제서야 반응했다. “당신 말은… 안야 뱃속에 아이가 아택의 아이라는 말이에요? 근데 아택은 예군작 사람이고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아택은 예군작 사람인데. 난 그냥 둘이 어떻게 사귀는지 이해가 안되서 그래요. 안야는 나랑 같이 있을 때 아택을 두 세번 본 게 전부일 텐데, 아이를 낳을 정도로 안 친하지 않을까요?”
이 사실에 경소경은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그때 안야가 임신한 걸 그에게 누명을 씌웠어서 시끄러웠는데, 이제 안야 뱃속에 아이가 예군작 사람인 아택의 것일 수도 있다니, 안야를 조종한 사람이 예군작일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진몽요도 살짝 눈치를 챘지만 자신의 머리가 나빴기에 확신할 수 없었다. 더 확실하게 알기 위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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