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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0장

소만리는 의아한 듯 눈을 들어 부드럽게 웃는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경연 씨를 구했다고요?” 경연은 이 말을 듣고 어리둥절해하다가 덩달아 고개를 끄덕였다. “이거 혹시 기억나세요?” 경연의 손에 어느새 500 원짜리 동전이 쥐어져 있었다. “기억이 안 나요.” 소만리가 어리둥절하게 고개를 저었다. “역시 잊었구나.” 경연은 약간 실망한 듯 웃으며 막 자세히 설명하려 할 때 갑자기 경연의 엄마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날 기세등등했던 것에 비해 오늘은 매우 친절하고 다정했다. “모 씨 집에 일어난 일은 나도 잘 알고 있어요. 혹시 잠시 갈 곳이 없으면 우리 집 손님방에 있어도 돼요. 이전의 일은 정말 죄송했어요. 마음에 담아 두지 말아요.” 소만리는 잔을 내려놓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고맙습니다. 지난 일은 오해일 뿐이었어요. 이미 마음에 두고 있지 않아요.” 그녀는 시간을 보고서야 이미 하루가 지난 아침이라는 걸 알았다. “저는 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경연 씨, 고마웠어요.” “그렇게 서두를 필요 없어요. 먼저 씻고 아침 드세요. 가는 곳까지 데려다 줄게요.” 경연이 매우 정중하게 말했다. 소만리는 지금 자기가 이렇게 집을 나서는 것도 예의는 아닌 것 같아서 경연의 호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녀는 씻고 난 후 경연이 일하는 사람에게 부탁해 특별히 보내온 옷으로 갈아입고 계단을 내려갔다. 간단히 아침을 몇 입 먹고 소만리는 경연의 차를 타고 기 씨 그룹 현관에 도착했다. 소만리는 경연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회사 정문으로 향했는데 뒤에서 갑자기 노기등등하게 그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소만리!” 소만리는 걸음을 멈추고 양이응이 악랄하고 흉악한 표정으로 자신을 향해 돌진하는 것을 보았다. “역시 당신 경연과 엮이고 싶었구나!” 양이응은 화가 나서 정신없이 소만리의 옷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거 내가 전에 마음에 들어 했던 옷이었어. 경연이 얼마 전에 인터넷으로 주문해 준 거였는데 이제 너한테 입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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