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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1장

소군연은 시름에 잠긴 표정으로 시선을 떨구었다. 이 순간 도저히 예선과 눈을 마주칠 용기가 나지 않는 듯 잠시 침묵한 후 겨우 입을 열었다. “이번 주 일요일로 잡았어.” 예선은 천천히 주먹을 쥐었다. 마치 자기 자신에게 지금 이 상황을 설득시키는 것 같았다. 이윽고 그녀가 소군연을 바라보며 엷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뭐, 그것도 나쁘지 않아요. 날짜가 빨리 정해진 만큼 이 상황이 빨리 끝나겠죠.” 예선은 다시 젓가락을 들고 고개를 숙여 음식을 집으며 말했다. “할아버지 상태가 완전히 안정되셔서 당신과 영내문이 거짓 커플 행세를 계속할 필요가 없길 바랄 뿐이에요.” “예선.” 소군연은 손을 뻗어 예선의 손을 잡았다. 그녀의 얼굴은 비록 웃고 있었지만 그는 그녀의 마음이 분명 많이 아플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예선, 날 믿어 줘. 나와 영내문의 약혼식은 할아버지의 눈을 가리기 위한 잠깐의 연극일 뿐이야. 내 마음속에 결혼하고 싶은 단 한 사람은 오직 예선 당신뿐이야.” 예선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당신을 믿어요.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이런 일에 동의했겠어요?” 예선의 대답을 듣고 소군연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졌다. 그는 다시 한번 힘을 주어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예선, 이 일이 끝나면 다시는 당신을 억울하고 불쾌하게 만들지 않을 거야.” 예선은 살짝 의아한 듯 눈을 깜빡거렸다. 소군연이 이런 말을 하는 연유가 무엇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는 더 이상 따지지 않고 계속 식사를 이어가려고 했다. 그때 소군연의 핸드폰이 울렸다. 누구한테서 전화가 왔는지 예선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전화를 받은 소군연의 눈에 기쁨과 흥분 같은 빛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식사를 마친 후 소군연은 예선을 회사 입구까지 데려다주고 급히 차를 몰고 떠났다. 예선은 회사 입구에 서서 멀어져 가는 소군연의 차를 바라보며 뭔가 문제가 있는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소군연이 차를 몰고 향한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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