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92장
권세를 상징하는 자리에 앉기 위해 그는 일찌감치 물밑으로 손을 쓰기 시작한 것이었다.
“사람은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위하지 않으면 하늘이 그를 멸망하게 만들지.”
고승겸은 소만리를 향해 담담하게 말했다.
소만리는 지금까지도 저런 말을 내뱉는 고승겸에게 경멸하는 시선을 퍼부었다.
“고승겸,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위해 싸울 수는 있지만 결코 부당한 방법으로는 얻을 수 없어.”
“왜 안 되는데? 과정 따위는 나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아. 내가 원하는 것은 결과야.”
고승겸은 자신을 위해 궤변을 늘어놓았다.
“그러니까 남연풍이 뭘 느끼는지 그녀의 감정은 중요하지 않고, 중요한 것은 당신이 즐거우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거야. 맞지?”
이 말에 고승겸의 얼굴빛이 싹 변했다.
그는 눈썹을 찡그리며 소만리의 날카로운 눈동자를 쏘아붙였다.
“소만리,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못 알아듣겠어? 그러니까 남연풍을 진심으로 좋아한다느니 하는 말 따위는 집어치우라고!”
“...”
“당신이 진심으로 남연풍을 좋아한다면 그녀의 감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당신 곁에 묶어두면서 이것저것 당신이 원하는 것만 하라고 강요하지 않았을 거야. 사실 남연풍은 당신이 시키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았을 거야. 그러나 단지 당신이라는 사람을 맹목적으로 사랑해서 자아를 잃어버리면서까지 당신을 따랐던 거야. 그런데 당신은 어땠어? 오직 결과만을 쫓아 승리하기만 하면 되는 거였지.”
소만리의 송곳 같은 거침없는 말이 고승겸의 아픈 곳을 사정없이 찔렀다.
“고승겸,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당신 자신이야.”
“그만! 입 다물어!”
고승겸은 더 이상 듣고 있을 수 없었다. 그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벌떡 일어서서 소만리를 노려보았다.
“소만리, 여기서 나한테 가르치려 하지 마. 애초에 기모진이 당신한테 어떤 짓을 했는지 잊었어? 기모진이 당신 기분을 신경 쓴 적 있었어? 지금 당신이 무슨 근거로 날 비난하는 거야? 오히려 그런 면에서 비난받아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저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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